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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재능나누고 돈버는 '히든' 써보니

  • 2016.11.18(금) 17:01

 

 

2016년 11월18일 서울 어느 곳 퇴근길.

"오빠~오빠~나 하야할래!"

"응? 무슨 일이야?"

"아. 회사 그만둘 거라고! 회사에 오너쪽 비선실세가 있는데, 걔가 자꾸 짜증 나게 해서 못 다니겠어."

"ㅋㅋㅋㅋㅋ"

"어제 뉴스 보니까, 재능 공유하고 돈 버는 SNS가 나왔다던데 그거 알아? 나 회사 하야하고 그거나 해볼까?"

"아? 히든?"

"시크릿도 아니고 히든? 뭐 어쨌든, 나 재능 많아. 나 화장 잘하고~스노보드도 좀 타고~커피도 좀 내리고~"

"오...그럼 너 진짜 진지하게 고민해봐도 되겠는데. ㅎ 히든은 SK텔레콤이 만든 SNS인데, 피부, 몸매 관리법 같은 너만의 노하우를 글, 사진, 동영상으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공유하면 돼."

"응? SK? 애매하다~ 구한말에 유행하던 싸이월드 '폭망'하지 않았음? 차라리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유튜브 쓰는 게 낫지 않아?"

"어...그렇긴 한데...히든은 삼성전자에서 삼성페이를 총괄한 박재현이란 임원이 SK텔레콤으로 이직해서 만든 거래. 여기서 만든 거 다른 SNS로 옮겨 쓸 수도 있고. 저작권도 니꺼야. 그리고 다른 데랑 좀 다른 점이 있어. 니 팔로어가 30명 넘으면 자동으로 '마스터' 등급을 받는데, 그러면 SK텔레콤이 니 콘텐츠를 기반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원스톱으로 도와준다는 점이야."

"오. 솔깃한데? 30명은 껌 아냐? 친구만 동원해도 금방 하겠다."

"그러게. 마스터 등급이 너무 많아지면 나중에 SK텔레콤이 지원하는 게 원활하게 이뤄지려나 모르겠다. 어쨌든 어제 이 SNS가 공식 오픈됐는데, 마스터가 500명 넘는다고 하더라. 근데 영 시원찮으면 마스터 등급에서 떨어지기도 한다더라."

"그렇구만. 구체적으로 뭘 지원해주는데?"

"어. 일단 마스터 등급이 되면 제작자 프로필에 '마스터 배지'가 붙고 모바일 앱이나 PC웹 상에서 더 잘 보이게 배치된다고 해. 네이버 파워블로거랑 비슷한 느낌이야. 그리고 마스터는 ▲온라인 콘텐츠 제작 ▲프로모션·마케팅 ▲오프라인 상품 기획·개발 등을 지원받을 수 있어. 예를 들어 마스터는 팔로어를 대상으로 '액티비티'를 개최할 수 있는데, 이 행사를 통해 유료 오프라인 강연 같은 걸 할 수 있어."

"그럼 '온오프믹스'랑 비슷하네. 차별점이 있나? 거기가 이미 잘나가잖아. 카카오에 있는 스토리펀딩인지 뉴스펀딩인지 그것도 그런 거 할 수 있고."

"그렇긴 한데, 강연만 열 수 있는 게 아니라 SK텔레콤이 지원하는 멘토링 시스템도 있다는 점이 달라. 멘토링 시스템은 요리·레저·문화·뷰티 같은 카테고리별로 특화된 PD들이 포진돼 마스터들을 지원해. 그 숫자는 상당히 많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숫자는 알려주지 않더라.ㅎㅎ"

"....음...아직까진 확 와 닿진 않지만, 나 같은 초심자에게는 유용하겠네. 그런데 마스터가 됐을 때 온라인 콘텐츠 제작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거야? 사진, 동영상 촬영, 편집 같은 거도 지원한다는 거야?"

"정형화된 틀이 있는 건 아니래. 마스터가 원하는 분야에 맞춰서 지원하는 식이라고 해."

"원하는 거 싹 다 해주면 정말 편하겠다. ㅎㅎ 그런데 등급은 마스터밖에 없어?"

"아. '추천 마스터'가 있어. 이 등급이 되면, 아까 말한 지원이 더 풍부해진다고 해. SK텔레콤이 마스터의 활동 실적과 트래픽 같은 걸 평가해서 추천 마스터로 승급해주는 거야. 그리고 파트너 마스터도 있어."

"파트너 마스터?"

"파트너 마스터는 히든 플랫폼을 통해 사업하려는 스타트업, 소상공인들이 SK텔레콤과 별도 계약을 맺고 지원받을 수 있는 건데, 지금은 입점료 같은 거 안 받는다고 해."


"마스터, 추천 마스터, 파트너 마스터...되게 복잡하다ㅠ"

"응. 등급별 혜택이 어떤 건지 구분이 쉽지 않은데, 이건 마스터마다 원하는 게 다르고 지원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딱 이렇다'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하더라."


"실제로 써봐야 알겠는데. 오빠는 써봤어?"

"응. 웹 브라우저에서 'www.hiddenx.co.kr'을 치고 들어가고 되고, 스마트폰에서 플레이 스토어를 켜고 히든을 검색하면 앱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어. 앱을 딱 켜면 '다르게 살아 볼 기회'라는 문구가 뜨더라. ㅎㅎㅎ"

"다르게 살아 볼 기회라...하긴 하루종일 의미 없이 음식 사진 올리고 '#먹스타그램 #그런데#뱃살은' 이러면서 SNS하는 것보단 확실히 낫겠네."

 

"ㅎㅎ 뭘 하든 기쁨을 얻으면 그것만으로도 좋지 뭐. 어쨌든 히든의 사용자 환경(UI)은 느낌적 느낌이지만, 네이버 포스트랑 블로그를 섞어 놓은 SNS 같아. 베꼈다는 게 아니라 '트렌디'하다는 뜻이야. 회원가입을 안 해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들어가도 되는 점도 참 마음에 들고."

 

▲ 히든 앱의 화면. [사진=SK텔레콤]

 

"음...앱 카테고리는 '발견', '피드', '톡톡'으로 나뉘어 있어. 발견은 사용자가 설정한 관심사의 마스터와 콘텐츠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거야. 피드는 사용자가 팔로우한 마스터와 자신이 작성한 콘텐츠가 모인 곳이고. 톡톡은 자신이 설정한 관심사에 대해 포스팅을 작성하거나 다른 사용자의 포스팅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야. 그리고, '발견' 카테고리 밑에는 '추천', '레저', '푸드', '컬쳐', '뷰티' 등 관심 영역별 콘텐츠가 나열돼 있어. 추천은 사용자가 관심 분야를 설정한 것 외에도 트렌드 등을 고려해 구성된다고 해."

"응. 스마트폰 앱이 다 비슷하니 UI는 그냥 한 번만 딱 써보면 딱 알겠지 뭐. 근데 검색은 안 돼?"

"응. 지금은 안 돼. 나중에 업데이트할 거라더라."

"어, 내가 깔려고 하니 앱이 검색 안 되네."

"넌 아이폰이라서 그래. 보통 앱은 애플 쪽 승인 절차가 더 오래 걸려서 안드로이드 버전부터 나오잖아. 아이폰 버전도 나중에 나올 거야."

"그렇구나. 콘텐츠는 좀 어때? 괜찮아? 좋은 거 많으면 나도 좀 배우게."

 

"첫인상은 좋아. 모든 사진에 '히든'이라는 워터마크가 다 붙어있더라. 퀄리티 관리가 돼 있는 듯한 느낌인데, 이건 히든 출시 전에 섭외하 파트너 마스터의 일부 콘텐츠에만 표시된 거래."


"오빠 폰 줘봐. 어! 근데 이건 무슨 사진만 덜렁 걸려 있네. 낚였어.ㅠㅠ 아무 콘텐츠나 막 올려도 되나 봐?"

 

"어. 딱히 엄격한 관리 기준이 있는 건 아니래. 그래도 우수한 콘텐츠가 많아야 사용자들이 많아지고, 이탈도 안 할테니까 마스터를 대상으로 콘텐츠 제작 지원을 꾸준히 할 거래."

"음...근데 지금 보니깐, 댓글도 별로 없고, 내가 '스노보드 꿀팁' 올려도 반응이 있으려나.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잖아."

"그래. 이런 서비스가 잘 되려면 사용자도 바글바글해야 할 텐데. 활성화는 아직 미지수야. 아까 말한 그 임원(박재현 SK텔레콤 T밸리 부문장)도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고 하더라."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 프로모션 같은 건 안 한대? '히든 깔면 통신요금할인!' 이런 거. SK텔레콤이잖아. "

"ㅎㅎ 프로모션을 할거라고 하는데, 지금은 일단 서비스 안정화가 우선이래. 요즘 SNS는 사업자가 돈 쓴다고 사람들이 모이는 게 아니잖아? 쓸 만한 가치가 있어야지. 히든에 있는 포스트를 보면, 솔직히 다른 SNS의 콘텐츠와 특별한 차별점을 찾기는 어려운 것 같아. 하지만 히든에는 다른 곳과 다르게 돈을 버는 로드맵이 서비스 자체에 기본으로 있으니 마스터들이 좀 더 신경을 쓰지 않을까 싶고, 이게 먹히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다음 달에는 마스터가 만든 상품과 온·오프라인 강의, 야외 활동 등을 구매할 수 있는 '히든 몰'(Hidden Mall·가칭)을 오픈한다고 해. 기업가치가 130억달러라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도 잘 나가기까지 수년 걸렸다고 하더라."

"응. 근데 난데없이 에어비앤비 얘기는 왜?"

"아..SK텔레콤은 히든도 에어비앤비처럼 공유경제 콘셉트라고 하더라고."

"악! 잘 나가다가 어려운 말 또 나오네. 공유경제는 뭐야?"

"공유경제는 IT 플랫폼을 기반으로 물건이나 공간, 서비스를 나누어 쓰는 경제 생태계를 말해. 에어비앤비랑 우버가 대표적인 사례지. 이 분야가 요즘 '하태핫해'ㅎㅎ '우버 모멘트'라는 말까지 나왔잖아."

"아. 재능을 공유한다는 점이 비슷하긴 하네. 핫한 분야이긴 한데, 신발 만든다고 다 나이키되는 건 아니잖아."

"응. 망할 수도 있지만, 니 재능을 살 사람들이 히든에 많으면 히든도 돈 벌고 너도 돈 벌겠지. 지켜보자. 마스터 중에 대박 성공사례가 나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 너도 하야를 하든 히든을 하든 둘다 하든 하여튼 빨리해. 인생은 길고 직장생활은 짧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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