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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2년 넘게 남은 5G 홍보과열 왜?

  • 2017.04.05(수) 16:57

SKT-KT, 2019년 상용화 선언 후 라이벌전 구도
5G는 통신 패러다임 움직일 변곡점 '선점경쟁'

SK텔레콤과 KT가 5G(5세대) 통신 서비스 상용화를 2년여나 앞두고 뜨거운 홍보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두 업체간 홍보 경쟁이 달아 오르고 있다는 점은 최근 SK텔레콤의 '5G 정보제안요청서(Request For Information, RFI) 공개'를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국내 최초로 5G 정보제안요청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밝혔는데요. 86페이지 분량의 RFI에는 SK텔레콤이 5G를 추진하는 목적에서부터 기술 현황과 협력사에 대한 기술 요구사항 등이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 [사진=SK텔레콤]

 

이를 공개한다는 것은 SK텔레콤이 외부 협력사들과 5G 상용화 계획을 짜고 구체적인 의견을 서로 조율해 핵심 기술을 함께 만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SK텔레콤으로서는 기밀 사항이라 할 자사의 원천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고 협력사들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인데요.

 

사실 이 문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통신 용어들로 즐비해 일반인은 읽어봐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문서 자체도 일반인은 볼 수 없고 사업자가 SK텔레콤으로부터 허락 받은 후에야 열람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5G 밑그림 국내 최초 공개', '상용화를 위한 공식적인 첫 걸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공개 사실을 홍보했습니다.

RFI 공개는 협력사들과 새로운 기술을 준비하기 위한 첫 수순이라는 점에서 사업자들 사이에선 의미있죠. 하지만 이를 일반인에게 알리기 위해 홍보 자료까지 낸 것은 이례적입니다.

 

과거 3G(2006년 상용화)에서 4G(2011년 상용화)로 넘어갈 때 통신사들은 4G RFI를 각각 공개하긴 했으나 굳이 공개 사실을 홍보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SK텔레콤이 RFI 공개를 통해 강조하려는 목적은 다른 데 있는 것 같습니다. 경쟁사인 KT 보다 5G 상용화 행보에 한발 앞서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속내입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기조연설에서 오는 2019년에 5G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 [사진=KT]


상용화 시점을 통신 업계 대부분이 예상했던 2020년보다 1년 앞당긴 것이라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에 MWC에 참관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상용화 시기를 같은 2019년으로 못박았는데요. 상용화를 누가 먼저 하느냐를 놓고 두 업체간 라이벌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이후 홍보전이 뜨거워졌는데요. KT는 메인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거대한 테스트 베드로 삼고 자사 기술을 알리기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작년 말에 평창에서 5G 필드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고 5G를 활용한 자율주행차나 드론 시범 운행 등 이벤트를 펼쳤습니다. 이에 질세라 SK텔레콤도 지난달말 인천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 맞춰 5G 및 가상현실 체험장을 대규모로 설치했죠. 

 

또 KT는 지난 3일 방한한 미국 주요 통신사 버라이즌의 로웰 맥아담 회장을 KT 광화문사옥으로 불러 한국과 미국간 홀로그램 영상통화를 시연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죠. 5G망을 국제 연결한 실시간 통신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SK텔레콤은 로웰 회장을 분당 SK텔레콤 이노베이션 센터로 초대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아직 5G에 대한 국제 기술표준 조차도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 서로 기술력을 과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5G 서비스는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5G가 상용화되면 단순히 음성과 데이터 품질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VR(가상현실), 홀로그램, 자율주행차, IoT(사물인터넷) 등 실현될 수 있는 부가서비스들이 무궁무진해집니다. 통신사업 패더라임이 변화될 수준입니다. 그 변화의 주도권이 자사에 있다는 점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이유입니다. 앞으로 SK텔레콤과 KT 양사간 무한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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