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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SK텔레콤, 빅데이터에 꽂히다

  • 2017.06.19(월) 17:15

매일 쌓이는 고객 빅데이터만 영화13만편 분량
분석·가공해 네트워크 품질 높이고 신사업 펼쳐

 
SK텔레콤에는 매일 250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음성, 이미지, 영상 등의 빅데이터가 쌓인다고 합니다. 1TB는 1024기가바이트(GB)니까 250TB는 25만6000기가바이트인데요. 2GB짜리 영화 12만8000편 분량에 달합니다. 영화 13만편을 어느 세월에 다 볼까요. 
 
그렇게 많은 데이터를 그냥 내버려 두면 거칠게 말해 쓰레기이고 잘 솎아내어 재가공하면 보석이 됩니다. SK텔레콤은 매일 쌓이는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네트워크 품질을 최적화하고 마케팅에 쓰고 다른 회사에 빅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팔고 있지요.  
 
특히 네트워크 품질 최적화는 SK텔레콤의 최대 고민 중 하나인데요.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50%가량으로 업계 1위이지만, 품질이 좋지 않으면 사용자가 언제든 이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네트워크는 장비만 잘 설치하면 잘 돌아가는 성격이 아니죠. 네트워크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트래픽이 급증하고, 이런 현상이 특정 위치에 갑자기 생겼다 사라지곤 합니다. 야구장 인근 지하철역이나 서울 여의도 불꽃축제 장소에서 전화나 카카오톡이 잘 안 되는 현상 한번쯤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이렇게 시시각각 바뀌는 네트워크 환경을 잘 관리해야 이용자들이 불편 없이 쓸 수 있는데, SK텔레콤이 이걸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한 뒤 네트워크 최적화를 진행하는 겁니다.
 
최적화 사례 하나를 들어보겠습니다. KTX 부산-대구 사이 노선에 SK텔레콤 네트워크 품질이 안 좋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해당 구간에 터널이 많아서인 줄 알았습니다. SK텔레콤 직원이 KTX를 타고 하루에 수차례 다녀봤는데도 잘 모르겠더랍니다. 
 
그러다가 고객 스마트폰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아주 손쉽게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특정 터널 안에서 마주 오는 열차가 서로 교차하는 그 찰나가 네트워크에 영향을 주더라는 겁니다. 이처럼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네트워크 최적화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비용 절감 효과도 있습니다. 
 
가령 일본으로 가는 여객선의 네트워크 상태를 점검하려면 사람이 한 번 오가며 테스트하는 데만 하루가 꼬박 걸리지만, 빅데이터 분석을 하면 국내에서 순식간에 문제를 파악할 수 있지요.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 기술원장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해 기존에 못했던 걸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빅데이터는 이동통신 분야 외 다른 곳에도 적용될 수 있는데요. 반도체에 담긴 10만개 셀 데이터를 10분 만에 로딩하고 실시간으로 에러를 분석하는 것도 빅데이터 기술에 해당하지요.
 
기름을 싣고 다니는 유조선은 역설적으로 기름값이 비용인데요. 유조선의 항해 속도와 위치, 기온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최적의 연비를 달성할 수 있는 코스를 추천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내비네이션 티맵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가이드를 할 수 있는데요. 운전 습관에 따른 교통 사고 가능성을 분석하면 보험사에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지요.
 
쇼핑 분야에도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 고객의 위치정보를 활용해 초정밀 마케팅을 할 수 있지요. SK텔레콤은 위치정보 기술로 전자발찌 사업을 할 정도로 검증받은 곳이죠. 
 
예를 들어 커피 전문점이 새로운 매장을 열 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찾는다고 하면 이런 위치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특정 시간에 프로모션을 시행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후 3시에 유동인구가 많은 매장 주변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지요.
 
쇼핑몰에서 빠져나가려고 할 때 할인 쿠폰을 발행해 고객의 추가 쇼핑을 유도하는 식이죠. 장례식장에서 특정 보험상품을 스마트폰 알림 방식으로 안내하는 솔루션, 은행에 가기 전에 현위치에서 대기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 중입니다. 빅데이터가 뭐든 바꾸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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