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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에는 매일 250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음성, 이미지, 영상 등의 빅데이터가 쌓인다고 합니다. 1TB는 1024기가바이트(GB)니까 250TB는 25만6000기가바이트인데요. 2GB짜리 영화 12만8000편 분량에 달합니다. 영화 13만편을 어느 세월에 다 볼까요.
그렇게 많은 데이터를 그냥 내버려 두면 거칠게 말해 쓰레기이고 잘 솎아내어 재가공하면 보석이 됩니다. SK텔레콤은 매일 쌓이는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네트워크 품질을 최적화하고 마케팅에 쓰고 다른 회사에 빅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팔고 있지요.
특히 네트워크 품질 최적화는 SK텔레콤의 최대 고민 중 하나인데요.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50%가량으로 업계 1위이지만, 품질이 좋지 않으면 사용자가 언제든 이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네트워크는 장비만 잘 설치하면 잘 돌아가는 성격이 아니죠. 네트워크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트래픽이 급증하고, 이런 현상이 특정 위치에 갑자기 생겼다 사라지곤 합니다. 야구장 인근 지하철역이나 서울 여의도 불꽃축제 장소에서 전화나 카카오톡이 잘 안 되는 현상 한번쯤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이렇게 시시각각 바뀌는 네트워크 환경을 잘 관리해야 이용자들이 불편 없이 쓸 수 있는데, SK텔레콤이 이걸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한 뒤 네트워크 최적화를 진행하는 겁니다.
최적화 사례 하나를 들어보겠습니다. KTX 부산-대구 사이 노선에 SK텔레콤 네트워크 품질이 안 좋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해당 구간에 터널이 많아서인 줄 알았습니다. SK텔레콤 직원이 KTX를 타고 하루에 수차례 다녀봤는데도 잘 모르겠더랍니다.
그러다가 고객 스마트폰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아주 손쉽게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특정 터널 안에서 마주 오는 열차가 서로 교차하는 그 찰나가 네트워크에 영향을 주더라는 겁니다. 이처럼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네트워크 최적화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비용 절감 효과도 있습니다.
가령 일본으로 가는 여객선의 네트워크 상태를 점검하려면 사람이 한 번 오가며 테스트하는 데만 하루가 꼬박 걸리지만, 빅데이터 분석을 하면 국내에서 순식간에 문제를 파악할 수 있지요.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 기술원장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해 기존에 못했던 걸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빅데이터는 이동통신 분야 외 다른 곳에도 적용될 수 있는데요. 반도체에 담긴 10만개 셀 데이터를 10분 만에 로딩하고 실시간으로 에러를 분석하는 것도 빅데이터 기술에 해당하지요.
기름을 싣고 다니는 유조선은 역설적으로 기름값이 비용인데요. 유조선의 항해 속도와 위치, 기온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최적의 연비를 달성할 수 있는 코스를 추천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내비네이션 티맵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가이드를 할 수 있는데요. 운전 습관에 따른 교통 사고 가능성을 분석하면 보험사에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지요.
쇼핑 분야에도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 고객의 위치정보를 활용해 초정밀 마케팅을 할 수 있지요. SK텔레콤은 위치정보 기술로 전자발찌 사업을 할 정도로 검증받은 곳이죠.
예를 들어 커피 전문점이 새로운 매장을 열 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찾는다고 하면 이런 위치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특정 시간에 프로모션을 시행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후 3시에 유동인구가 많은 매장 주변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지요.
쇼핑몰에서 빠져나가려고 할 때 할인 쿠폰을 발행해 고객의 추가 쇼핑을 유도하는 식이죠. 장례식장에서 특정 보험상품을 스마트폰 알림 방식으로 안내하는 솔루션, 은행에 가기 전에 현위치에서 대기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 중입니다. 빅데이터가 뭐든 바꾸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