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모바일 OTT(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옥수수에서 데이터 사용량을 25% 가량 절감할 수 있는 코덱 기술을 적용함과 동시에 PC 버전도 새롭게 내놓는다.
이를 통해 국내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와의 경쟁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다만 데이터 절감 기술은 현재 적용 대상자가 많지 않으나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 [사진=SK텔레콤] |
◇ SKT·SKB, 옥수수 데이터 절감 기술 적용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옥수수의 실시간 채널 12곳에 '고효율 비디오 코덱'(HEVC, High Efficiency Video Coding=H.265)을 오는 28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에 따르면 HEVC는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비디오 코덱인 AVC(Advanced Video Coding=H.264)보다 압축 효율이 2배나 우수하다. 즉 동일한 화질의 콘텐츠를 절반의 데이터만으로 제공하거나, 데이터 용량을 유지하면서 화질을 2배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사는 풀HD, HD급 영상의 경우 데이터가 25% 절감되도록 하는 한편 화질도 함께 개선할 계획이다. 화질 개선 필요성이 높은 SD와 LD급 화질은 기존 데이터 전송률을 유지하며 화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HEVC가 적용할 예정이다.
HEVC는 실시간 트래픽 상위 12채널(드라맥스, 연합뉴스TV, 올리브, 채널A, JTBC, JTBC2, MBN, TV조선, tvN, O tvN, XTM, YTN)에 우선 적용된다. 이들 채널은 옥수수 실시간 트래픽의 50%를 차지한다. 광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이번 데이터 절감 기술이 적용되는 대상을 700만명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갤럭시S5(광대역 LTE-A)·S7·S8과 LG전자 G4·V10 등 총 27종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SK텔레콤 가입자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기술적 최적화 과정을 거쳐 HEVC 적용 기종을 확대할 예정이다.
◇ 옥수수 PC 버전 내일부터 베타 서비스
이번 간담회에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옥수수의 PC 버전 베타 서비스를 오는 15일 선보인다는 내용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관련 기사 : ☞[단독]SK브로드밴드, 옥수수 PC버전 서비스한다
사실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소비하며 옥수수를 시청하는 것보단 PC로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데이터 사용 부담을 줄이는 기술 개발과는 앞뒤가 안 맞는 행보다. 수익성 관점에서 보면 스마트폰 앱으로만 서비스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옥수수가 PC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넷플릭스, 유튜브, 왓챠 플레이 등 이미 PC 버전을 제공하고 있는 경쟁 사업자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 가능하다.
따라서 데이터 절감 기술을 적용하고 PC 버전을 내놓는 배경에는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려는 정부 정책에 적극 따르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서비스 범위 확장을 통한 경쟁력도 갖추는 전략이라 볼 수 있다.
나아가 5G 시대를 대비하는 차원도 있다. 5G 시대에는 초고화질(UHD) 영상과 360도 가상현실(VR) 서비스 등의 콘텐츠 이용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용자의 데이터 부담을 덜어주는 차세대 코덱의 중요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갤럭시노트8과 V30 등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줄줄이 출시되는 시점에 이런 기술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으려는 전략도 담겼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통신을 통한 영상 콘텐츠 소비가 점차 확산되고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데이터 절감 기술 도입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옥수수에 HEVC를 적용하면서 다른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도 HEVC 적용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