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유무선 서비스 가입자 확대에 힘입어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TE 시대를 맞아 데이터 통신 트래픽이 급증해 주력인 통신사업이 힘을 내고 있으며, 자회사 실적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새 정부 들어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이 이어지고 있어 통신사 실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 통신3사 성적 '쑥쑥'
6일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3개사의 올 1~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총 40조원에 육박한 39조254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37조7910억원)에 비해 1조5000억원 가량 불어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총 3조927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3조96억원)보다 830억원이 확대됐다.
이 기간 3개사 모두 통신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와 자회사들의 선전까지 등에 업고 나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 3분기 들어 통신사들이 마케팅과 투자 비용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빠지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거나 기대 이상의 양호한 성과를 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확대 및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인해 3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유플러스도 주력인 무선 통신을 비롯해 인터넷TV(IPTV), 고속인터넷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통신사들은 자회사들의 실적을 걷어내고 봐도 본업의 경쟁력이 확연히 나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별도 기준으로 3개사의 올 1~3분기 누적 매출은 총 31조58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0조1180억원)보다 1조원 가량 확대됐다. 이 기간 누적 총 영업이익은 2조8496억원으로 전년동기(2조8660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매출 외형은 도드라지게 불어난 것이다.
이는 국내 통신 서비스 시장이 포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3개사의 서비스 가입자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데다 LTE 시대를 맞아 대용량의 동영상 콘텐츠 등 데이터 통신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K텔레콤의 경우 올 3분기말 기준 전체 통신서비스 가입자는 3015만으로 3000만을 돌파했으며 이 가운데 LTE 가입자는 2256만으로, 비중으로는 74.8%에 달한다. 전체 가입자는 최근 매분기 흔들리지 않고 늘어나고 있고 LTE 비중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LTE 가입자 비중은 작년 1분기(67.5%)에 비해 7%포인트나 상승하는 등 꾸준히 성장세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무선 통신 가입자가 최근 매분기 계단 오르듯 늘어나고 있고 이 가운데 LTE 가입자 비중이 시간이 갈수록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올 3분기 무선 가입자는 1300만을 돌파(1303만)했다. LTE 가입자는 1186만으로 무려 9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줄잇는 규제, 실적 전망은 분분
다만 정부와 정치권이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한 대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어 통신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계속될 지에 대해선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똑같은 정책이라도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제각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9월15일부터 적용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 조정이다. 이동통신 시장 1위 업체인 SK텔레콤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감소로 이어지는 등 실적에 부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KT와 LG유플러스는 오히려 정반대의 입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이 이동통신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용자들의 데이터 요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할인율 상향으로 마케팅 부담이 감소하는 만큼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상위요금제로 유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T는 지난 1일 컨퍼런스콜에서 "선택약정 가입 비중이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에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고가 요금제 가입 및 유지율이 높아진 경향을 보이고 단말기 보조금 절감에 따른 마케팅 비용 감소 효과가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일에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으로 선택약정 가입자 비중이 증가하며 고요금 가입자가 증가했기 때문에 할인률 상승에 대한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최근 정치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경우 통신사 가운데 SK텔레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시 제도 특성상 SK텔레콤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완전자급제 도입으로 유통 평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불리할 것이 없고 사업자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투명해지면서 마케팅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과거와 같은 통신사들의 가입자 뺏기 경쟁이 완전자급제 도입으로 완화되면서 무선통신 1위 기업인 SK텔레콤의 마케팅 비용 부담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SK텔레콤 컨퍼런스콜에서 유 전무는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돼 단말기 판매와 통신서비스 가입이 분리되면 고가 단말기 비용을 서비스 요금으로 오인하는 오류가 줄어들고 서비스와 상품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며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