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지난달 20일 출시한 '이동전화 114 번호안내 서비스' [자료=KT] |
"저에겐 홍보수단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죠. KT 114로 저를 찾는 고객은 더 애착이 갑니다"
지난 2014년부터 콜밴(짐을 가진 승객을 운송하는 차량서비스)을 운영해 온 최학명(57)씨. 그는 지난달 인터넷에서 기사 하나를 접했다. KT가 소상공인을 위해 '이동전화 114 번호안내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기사였다. 그는 즉시 KT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하고 사업자등록증을 제출했다. 일주일 뒤 그의 휴대전화 번호는 114에 등록됐고 일주일 만에 2명의 고객들이 114를 통해 그의 콜밴을 찾았다.
기존 114 번호안내는 유선전화번호 위주였다. 이동이 잦은 푸드트럭, 열쇠, 택시, 콜밴 등 유선전화 없이 영업하는 소상공인들에겐 이동전화 114 번호안내가 필요했던 터였다.
지난 10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콜밴기사 최학명씨를 만났다. 콜밴 기사를 3년째 하고 있다는 그는 유선전화 없이 이동전화만 갖고 사업하니 가장 어려운 것이 홍보라고 토로했다.
최씨는 "콜밴은 대부분 개인사업자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스스로 홍보해야 한다"며 "네이버와 같은 포털이나 광고업체를 통해 번호를 홍보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 지난 2014년부터 콜밴을 운영해온 최학명씨는 "이동전화 114 등록 서비스로 수익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콜밴은 주로 여행용 캐리어 등 짐이 많은 승객을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으로 실어 나르거나 고시촌 등 이삿짐센터를 부르기엔 부담스러운 고객들의 짐을 옮겨주는 일을 한다. 하루 평균 2~3건의 손님을 맞는데 대부분 콜밴 중개업체를 통해 소개받는다.
최씨는 "개개인이 손님을 끌어모으려면 힘드니 여러 콜밴 사업자들이 모여 센터(중개업소)를 만들어 고객들을 알선 받는다"며 "콜밴 사업자가 받는 손님들 중 70%는 센터를 통해 소개 받은 경우다"고 말했다.
하지만 센터를 통해 손님을 소개 받으면 수익의 10% 수수료를 내야 한다. 여기에 유류비, 차량 유지비 등을 제하면 실제로 크게 남는 것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네이버 파워링크에 등록하려 해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그는 "콜밴 사업자들 평균 나이가 60대인데 블로그 등 인터넷 홍보를 할 줄 몰라 대부분 비싼 돈을 주고 포털사이트 광고에 등록하는 상황"이라며 "비용부담이 없는 이동전화 114 등록 서비스가 의미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114 등록 이후 일주일 간 손님 2명이 114를 통해 최씨의 콜밴을 이용했다. 그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 눈에 띄게 손님이 증가하진 않지만 홍보만 잘 된다면 이익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114 서비스는 그동안 유선전화 안내만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KT는 지난달 20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이동전화를 안내하는 114 서비스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KT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은 단골 확보가 중요한데 푸드트럭처럼 이동이 잦은 사업형태의 경우 유선전화가 없어 고객들이 연락을 취하기 쉽지 않았다"며 "이제 114에 전화하면 쉽고 빠르게 사업자의 이동전화 번호를 안내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북 증평군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최지원(27)씨는 가게에 유선전화를 놔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이동전화 114 등록 서비스 기사를 보고 바로 KT 상담원에 전화를 걸었다.
▲ 충북 증평군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최지원씨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유선전화보다 휴대전화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최씨의 호프집 내부 모습. |
그는 "손님 응대 등을 하다보면 휴대전화 사용이 더 편해 유선전화를 꼭 놔야 하나 고민이 있었다"며 "때마침 KT의 이동전화 114등록서비스를 보게 되어 바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동전화 114 등록 서비스 이후 최씨 휴대전화는 벨소리 울리는 일이 잦아졌다. 전에는 한 달에 1~2번 전화가 걸려왔지만 지금은 영업시간이 몇시부터 몇시까지인지, 특정 시간대 방문해도 자리가 있는지 등 고객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
최지원씨는 "유선전화를 설치한다고 큰 비용이 드는 건 아니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은 걸 설치할 필요는 없다"며 "이동전화 114는 소상공인들에게 좋은 서비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