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망중립성 폐기안 표결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라이브] |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4일(현지시간) 망 중립성 정책을 결국 폐기했다.
FCC는 이날 표결에서 5명의 위원 가운데 아짓 파이 위원장과 공화당 추천 위원 2명이 망 중립성 원칙 폐기에 찬성하면서 3대 2로 통과됐다.
망중립성 원칙은 통신사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ISP)가 자사망을 이용하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느리게 만드는 등 차별해선 안 된다는 정책이다. 미국은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이 원칙을 도입했으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를 뒤집게 됐다.
표결에 오른 망중립성 폐기안은 광대역 인터넷 접근권을 통신법상의 '타이틀 2'(공공 서비스) 대신에 '타이틀 1'(정보 서비스)로 변경하는 것이 골자였다. ISP를 '공공' 서비스가 아닌 '정보' 서비스로 바꿔 ISP들이 망중립성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AT&T나 버라이즌 같은 통신 사업자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특정 인터넷 서비스나 앱 등을 합법적으로 차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SK텔레콤이나 KT 같은 통신사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이용 속도를 카카오의 다음보다 빠르게 해주면서 이익을 얻고, 왓챠플레이는 차단해버리는 방식을 동원해도 합법인 식이다.
파이 위원장은 이날 표결에 앞서 "망 중립성 폐기는 (AT&T와 컴캐스트 등 망 사업자의)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망 사업자들이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의 혜택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들은 이날 FCC 표결과 관련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망 중립성 원칙은 전례 없는 혁신과 창의·시민 참여의 시대를 열게 했는데, 이를 제거한 FCC의 잘못된 결정에 실망"이라며 "긴 법적 대결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자신 페이스북을 통해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돈을 더 내야 하는 것을 망 사업자가 결정해선 안 된다"며 이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