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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중간지주사]③이동통신·보안·e커머스 상장시켜

  • 2018.11.08(목) 17:24

SK하이닉스 지분율 10% 상향에 조 단위 필요
중간지주 계열사들 IPO 또는 자사주 매각가능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의 정점에는 SK하이닉스 지분추가인수 문제가 있다.

 

SK하이닉스는 SK(주)의 손자회사로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인수합병(M&A)을 할 경우 피인수기업 지분을 100% 소유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M&A로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도 자금부담으로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상태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이 규제가 풀린다.

 

다만 지난 8월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자회사 의무보유지분 규정이 현행 20%에서 30%로 바뀐다.

 

즉 SK텔레콤이 현재 보유중인 SK하이닉스 지분율이 20.7%이므로 최소 9.3%를 더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략 추가확보지분율을 10%로 봤을때, 지난 6일 SK하이닉스 종가(7만100원) 기준 5조682억원에 달한다.

◇ 자금 마련, 중간지주 계열사들 IPO로

그렇다면 필요자금은 어떻게 구할까. SK텔레콤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6월 말 기준 1조7961억원이다. 현금을 다 털어 쓸리도 없지만 그렇게 한다해도 부족하다.

증권업계는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후 SK하이닉스 지분율 상향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계열사 상장(IPO) 또는 자사주 매각 등의 형태로 확보할 것이라 전망 중이다. 

 

하나금융투자·메리츠증권 등은 중간지주사 전환뒤 SK(주)에 자사주 일부를 매각하고, 물적분할 후 신설될 이동통신(MNO)부문 자회사 지분의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경우 기존 주주 반발이 발생하거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다른 시각에선 SK텔레콤이 사업회사인 MNO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이를 재상장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예상된다. 만약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선언과 동시에 MNO 분할 및 상장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가능성은 높아진다.

 

MNO 수익성이 하락세이긴 하지만 시총 21조원에 달하는 SK텔레콤의 기업가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MNO 분할 뒤 상장시 상당한 자금이 모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이와 함께 물리보안 자회사 ADT캡스, 전자상거래(e커머스) 부문 11번가, OTT(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 등 주요 신사업들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상장 시나리오는 SK텔레콤 측도 공식화한 바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미디어, 보안, e커머스 사업을 각기 자생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 3~5년 내 상장을 염두에 두고 기업가치를 향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성장 가능성 높은 IPO 대상들

최근 SK텔레콤이 인수 완료한 ADT캡스는 SK그룹사 물량과 SK텔레콤 유통점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공격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

또 ADT캡스 에비타(EBITDA) 증가 추이(2014년 1265억원→2017년 2700억원)와 물리보안 산업의 성장률을 고려할 때 3년 후 ADT캡스 가치는 5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SK텔레콤은 물리보안 수요가 많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NSOK 합병 비용 등으로 인해 다소 부진할 수도 있으나, ICT 기술 도입에 따른 인력 의존도 감소로 비용 개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11번가는 지난 6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H&Q코리아와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9월 신설법인으로 분사했다. 투자 유치 당시 2조7500억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이와 관련 e커머스 업계에선 너무 저평가됐다는 지적도 제기될 정도여서 향후 성장성이 주목된다.

3분기 매출은 분사 여파로 전년(1795억원)보다 감소한 1600억원을 기록했으나, 누적손실은 604억원으로 전년보다 43%가량 개선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ICT 기술과 획기적 서비스 개발 등으로 e커머스 1등 사업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수수도 기대되는 사업 영역이다. 옥수수 가입자는 전년보다 16.6% 늘어난 946만명, 월 순방문자 수(MAU)는 29.4% 증가한 700만명을 넘어서며 국내 최대 규모 OTT로 올라섰다.

SK텔레콤은 옥수수를 동남아,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시켜 규모를 더욱 키울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의 상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업계는 SK브로드밴드를 재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2조56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2015년 상장폐지 당시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원 규모였다.

이밖에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티맵,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 등 SK텔레콤이 키우고 있는 차세대 서비스들을 어떤 형태로 발전시킬지도 관심이다.

 


◇ IPO시 '신주+구주' 방식

상장을 통한 자금 수혈 때 신주만 발행하기 보다는 구주와 신주 판매를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

 

상장하는 자회사의 신주만 발행할 경우 사실상 돈이 자회사에만 들어가게 된다. 때문에 신주 발행과 함께 구주를 파는 방식이 예상된다.

 

다만 이 경우 중간지주사의 11번가에 대한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 또 구주를 대량으로 팔 경우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떨어진다.

 

자회사 기업가치를 잔뜩 끌어올린 뒤 중간지주사가 보유한 구주만 매각한다면 직접적이고 효율적으로 돈을 모을 수 있기도 하다.


이제 남은 문제는 '타이밍'이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언제 공식화 하고 실행에 옮기느냐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 주가가 저평가된 현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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