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게임 기대작 '트라하'를 내놨다. 지난 1월부터 불거진 매각 이슈 이후 국내에서 처음 열린 공식 기자 간담회서다. 넥슨 측은 매각 관련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매각 여부와 무관하게 트라하를 장기 흥행작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강조했다.
◇ 독창적 MMORPG 트라하
넥슨은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모아이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할 신작 하이엔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트라하(TRAHA)'를 공개했다. 트라하는 오는 4월18일 구글 안드로이드 및 애플 iOS 운영체제(OS) 이용자를 대상으로 정식 출시될 예정이며, 이날부터 사전 예약에 돌입한다.
특히 넥슨과 모아이게임즈는 이날 간담회에서 유명 IP(지식재산권) 활용에 급급한 최근 국내 게임 업계의 트렌드를 벗어나 독창적인 시도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MMORPG를 선보이겠다는 비전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재민 넥슨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작 IP를 활용하는 게임이 주류인 시장에서 독창적인 IP를 내세운 트라하는 미래의 넥슨을 지탱하는 든든한 힘이 될 것"이라며 "하이퀄리티 그래픽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최고 수준의 플레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라하는 언리얼 엔진 4를 기반으로 PC 온라인 수준의 하이퀄리티 그래픽과 스케일에 최적화된 하이엔드 MMORPG를 지향한다.
모바일 환경의 한계에 타협하기보단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최고 수준의 플레이 경험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유저가 직접 고민과 선택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 하는 MMORPG의 본질을 확보하고, 정해진 동선에 따라 퀘스트를 진행하는 원패스 방식을 탈피해 유저가 구성하는 새로운 스토리를 제공한다. 또 재화 가치가 보존되는 주기별 업데이트를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트라하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도 소개됐다. 트라하는 필드 몬스터, 자연, 건물 등 모든 부분에서 사실적인 하이퀄리티 그래픽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고사양 최적화에 집중했다.
아울러 전투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클래스 전환이 가능한 '인피니티 클래스'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의 클래스가 한 번 더 확장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서버통합 경매장' 등 메가 오픈필드 중심의 커뮤니티를 중점적으로 설계했다.
◇ 넥슨 모바일 게임 경쟁력 키울까
이번에 공개한 트라하가 넥슨의 부족한 모바일 게임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런 점에서 트라하를 만든 이찬 모아이게임즈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프로그램 총괄과 '에오스'의 개발사인 엔비어스를 창업한 경험이 있어 넥슨의 모바일 게임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탤 인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넥슨의 지난해 PC 게임 매출은 전년보다 8% 증가한 1988억7100만엔(1조9827억원), 모바일 게임은 7% 성장한 548억5000만엔(5369억원)으로 나타나, PC 매출 비중은 78%에 달했고 모바일은 22%에 그쳤다.
이찬 대표는 "리니지2를 개발할 때와 달리 모바일 게임의 빠른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 개발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면서도 "독창적이고 제대로 된 MMORPG를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무엇보다 이번 게임을 차세대 IP로 육성하기 위해 단기적 수익 추구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게임 운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넥슨은 기자 간담회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트라하 관련 질문만 받겠다고 거듭 강조해 매각 추진과 관련한 질문은 공식적으로 오가지 않았다.
다만 넥슨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바뀌면 게임의 장기적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매각과 무관하게 게임을 잘 만들고 운영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