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이자 최장수 온라인 그래픽 게임인 넥슨의 '바람의 나라'가 올 8월 모바일 버전으로 나온다.
국내 1세대 온라인 게임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모바일 버전 출시 이후 최근 2년간 국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넥슨의 '바람의 나라'는 어떤 파괴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 '바람의 나라' 모바일 버전 나온다
넥슨은 27일 서울시 서초구 넥슨 아레나에서 신작을 소개하는 '넥슨 스페셜 데이'(NEXON SPECIAL DAY)를 개최하고 올 여름부터 선보일 '바람의나라'와 '테일즈위버', '메이플스토리' 등 온라인 및 모바일 신작 7종을 공개했다.
7종 중 가장 주목되는 작품은 단연 바람의 나라 IP(지식 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바람의나라: 연'이다.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유리왕의 아들 대무신왕 '무휼'의 정벌담에 그의 차비 '연', 그녀의 아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중첩되는 만화가 원작이다.
1996년 상용화에 돌입하면서 세계 최초이자 서비스 기간이 24년에 달하는 최장수 인터넷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도 유명하다.
이런 게임을 모바일로 경험할 수 있는 바람의나라: 연은 원작을 계승하면서도 모바일만의 콘텐츠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모든 맵의 구조와 NPC, 몬스터, 아이템을 리마스터링해 원작의 감성을 간직한 모습으로 만들었으며, 파티 콘텐츠인 파티 던전, 파티 레이드 등과 함께 '신수 쟁탈전' 등 모바일 버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콘텐츠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오는 8월21일 1차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3일 가량 진행하고, 연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 리니지 흥행 기록 넘을까
이번 모바일 버전이 바람의 나라 원작을 대부분 계승한다는 점에서 기대뿐만 아니라 우려도 존재한다.
기존 콘텐츠에 향수가 있는 게이머는 활발한 게임 소비 세대가 아닌 30~40대가 됐고, 정작 활발한 게임 소비세대는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게임의 모바일 버전을 즐길 새로운 수요가 있을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넥슨도 이같은 우려를 인지하면서도 게이머 대상 테스트와 지스타 같은 대형 이벤트에서 수요 분석 작업을 거쳐 리마스터 버전이 가능성을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서용석 넥슨 모바일사업본부 부본부장은 "포커싱 테스트와 지스타를 통해 오리지널 범위 내에서 모바일 버전을 보여주는 것이 유저가 가장 원하는 부분으로 파악됐다"며 "PC 버전에 없던 '시나리오 모드' 등 원작 스토리 기반의 콘텐츠를 모바일에 접목해 이와 관련한 유저들의 갈증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리니지 모바일 버전의 대성공에서 확인된 '뉴트로'(새로움 'New'와 복고 'Retro'를 합친 신조어) 트렌드도 바람의 나라 성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리니지M'의 경우 2017년 6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구글 플레이에서 2년 내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장기 흥행은 기존 유저들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가 새롭게 유입된 덕이란 분석이다.
다만 성공의 관건은 트렌드에 편승하거나 리니지 IP를 꺾는 모양새가 아니라 게임 자체의 완성도라는 게 넥슨의 판단이다.
서용석 부본부장은 기자와 만나 "바람의 나라는 리니지와 함께 우리나라 1세대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가 있는 것을 알지만, 리니지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목표보다는 겸손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특히 바람의 나라의 완성도를 높여 유저 만족도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넥슨은 바람의 나라 모바일 버전을 이번 여름이 오기 전에 출시할 목표였으나, 완성도를 위해 일정을 다소 연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람의나라: 연을 넥슨과 공동 개발한 '슈퍼캣'의 이태성 디렉터 역시 기자와 만나 "CBT를 위한 준비는 현재 마무리된 상태"라며 "3일 정도 진행할 1차 CBT를 통해 유저 의견을 반영한 게임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 외에도 '테일즈위버M'과 '메이플스토리 오디세이' 등 기존 IP를 활용한 모바일 신작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신규 IP로는 '카운터사이드'와 PC 온라인 신작 '커츠펠'도 퍼블리싱할 예정이며, '리비전즈: 넥스트 스테이지'와 '아크 레조나'(Ark Resona)는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한편 넥슨은 최근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매각 추진과 관련 질문이 쏟아졌으나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