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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옛날 이야기에 주목한 이유

  • 2019.04.24(수) 16:08

'마비노기' 개발주역 NDC 기조연설
"과거게임 돌아봐야 더 나은 미래 만든다"

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가 2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막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NDC)에서 기조 연설에 나서고 있다. [사진=넥슨]

"국내 게임들이 과거 개발 과정 등 옛날 이야기를 돌아봐야 게임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는 2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막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NDC) 기조 연설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김동건 총괄 프로듀서는 이날 연설에서 15년간 서비스 중인 넥슨의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의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게임의 미래를 도모하자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외국의 경우 30년 전 게임들도 쉽게 구할 수 있고, 소스 코드도 찾아볼 수 있지만 한국 게임은 그렇지 않아 미래를 위한 토양이 사라지고 있다"며 "제가 먼저 예전에 게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야기를 꺼내면, 다른 분들도 이어서 예전 이야기를 꺼내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제안했다.

마비노기가 어떻게 기획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 세상에 선보이게 됐는지 긍정적 대목은 물론 시행착오도 가감 없이 공유한다면 다음 세대가 더 나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마비노기 기획 전 기억부터 떠올렸다.

김 프로듀서는 "2000년대 초 넥슨 입사 이후 부루마블 온라인, 모험의 마다, 소사리언 온라인, 로봇대전 온라인이라는 이름의 기획서를 만들어 김정주 사장님 책상 위에 올려놓고 그랬는데, 다 무시하더라"며 "신입이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은 때였다"고 회상했다.

기회는 찾아왔다. 김 프로듀서는 "튀는 기획서를 기획한 것이 주효했다"며 "아무도 모르는 '마비노기'로 이름을 짓고 로고와 기획서 폰트도 특이하게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

데브캣 스튜디오도 그때 처음 생겼다. 개발 과정에서 3D 그래픽 구현, 개발 DB 도입, 카툰 렌더링, 자체 개발 엔진 사용 등 그간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불안 요소가 있었지만 시행착오를 거치며 해결해나갔다.

김 프로듀서는 "당시만 해도 넥슨에서 3D를 경험한 사람이 없는 등 불안요소가 있었다"며 "그런데 넥슨이 3D MMORPG를 만든다는 외국 잡지 기사가 나오면서 끝까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털어놓을 때는 청중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김 프로듀서는 마비노기를 개발할 때 기존 게임보다 다정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친절한 조력자가 있고 작은 것을 유저들이 함께 나누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오'라는 유명 NPC(게임 플레이를 도와주는 캐릭터)와 마비노기 스토리, 작곡 시스템 등 마비노기 특유의 콘텐츠가 탄생하게 됐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마비노기 비공개 테스트 첫날 전투가 이뤄지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김 프로듀서는 "첫날 전투를 할 때 가로등 치는 것 밖에 안 됐는데, 유저들이 게임 분위기는 좋다고 응원해줬다"고 진땀을 흘린 일화를 소개했다.

스토리의 경우 처음에는 중요하게 고려했으나, 이후에는 효율화를 꾀하면서 이에 대한 신경을 못 쓰게 된 아쉬움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마비노기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독특한 노력도 있었다.

그는 "마비일보라는 사내 소식지를 만들어 허락도 안 받고 임직원 대상으로 전체 메일을 쐈다"며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인데, 이를 발전시켜 외부 소식지도 만들어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이끌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비노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력들이 이런 과정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으면서 '번아웃'(무기력한 상태)을 경험한 것도 이제는 추억으로 남았다.

김 프로듀서는 "구성원이 한명씩 번아웃을 겪다가 제가 마지막으로 번아웃을 겪었는데, '마비노기 개발 완수 보고서'를 제작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마비노기 초기 기획부터 개발, 성과 등을 모두 담아 정리하면서 차분히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이제 데브캣 스튜디오는 미래를 위해 '마비노기 모바일'을 만들고 있다. 그는 "마비노기 모바일은 과거의 마비노기를 미래로 보내는 것"이라며 "과거를 돌아보며 과거의 마비노기가 주었던 느낌과 보여주고자 했던 것들을 현시점에 맞춰 다시 만들어보는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 게임이 똑같다. 발전이 없다고 하는데,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몰라서 그런 것도 있다"며 "수많은 점으로 존재하는 과거 게임을 이어 미래로 선을 이어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교시절부터 게임 개발에 나서 경력이 30년에 달하는 김 프로듀서는 2005년 넥슨코리아에 입사해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마블 배틀라인,  런웨이스토리, 어센던트 원 등을 개발해왔으며, 현재는 데브캣 스튜디오의 총괄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올해 NDC는 오는 26일까지 사흘 간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사옥 및 일대에서 열리며, 게임과 관련된 다채로운 분야의 총 105개 강연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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