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겠습니다. 꾸준히 서비스하면 다른 레벨의 성공이 있을 것입니다."
세계적 게임 개발 엔진 '언리얼 엔진'을 만든 팀 스위니(Tim Sweeney) 에픽게임즈 대표가 14일 방한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팀 스위니 대표는 14일부터 이틀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리는 '언리얼 서밋 2019' 참석차 방한했다. 언리얼 서밋은 언리얼 엔진을 이용하는 개발자를 상대로 최신 언리얼 엔진 기술 및 정보를 공유하는 행사다.
팀 스위니 대표는 전세계 사용자수가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가 강력한 마케팅 활동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선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꾸준히 기회를 노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은 포트나이트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단계에 있다"며 "서구권은 (포트나이트와 같은) 콘솔 게임이나 배틀로얄 형태의 게임에 익숙하지만 한국은 그런 경험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픽게임즈는 최근 마블과 협력해 '어벤저스3: 엔드게임' 콘텐츠를 포트나이트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국 게이머들의 관심을 높였던 사례가 있다"며 "앞으로 이런 경험을 많이 제공하면서 한국 시장을 배우고 테스트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참을성 있게 기다리며 꾸준히 서비스를 하면 어벤저스 이벤트 사례처럼 작은 성공이 아닌 다른 레벨의 성공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달 국내에 선보인 게임 유통 플랫폼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대해선 아직은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그간 성과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수수료율을 12%로 대폭 낮춘 점과 독점 게임 등을 토대로 스팀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게임 유통 생태계에 경쟁의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했다.
팀 스위니 대표는 이날 에픽게임즈에 대해 "디지털 콘텐츠 에코 시스템 회사"라고 정의하면서 게임 개발 엔진뿐만 아니라 일반 게이머 대상 게임 개발, 게임 유통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 사업을 벌이고 있는 회사로 거듭난 점도 강조했다.
그는 "에픽게임즈는 3년 전 수퍼카를 3D로 시각화하면서 실제 자동차 생산에 기여했는데, 그렇게 출시된 자동차는 다시 비디오 게임에 등장하는 등 순환 구조를 이루게 됐다"며 "앞으로는 이같은 작업이 실시간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출연자 촬영과 CG 작업이 동시에 진행돼 무대 세팅과 관련한 사전 물리적 활동은 물론 영상 제작후 CG 작업이 필요 없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게임 개발 시장에 대해선 높게 평가했다. 팀 스위니는 "한국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은 하이엔드 게임에 집중하고 있고, 이들이 글로벌 게임의 현재는 물론 미래도 이끌 것으로 본다"며 "북미와 유럽은 대체로 로엔드 게임을 개발하는데 그치고 있어 한국에 비해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등 새로운 통신 인프라와 이에 따라 기대되는 실감형 콘텐츠에 대한 견해도 내놨다.
그는 "5G 시대에선 스트리밍 플랫폼이 기대되나, 에픽은 이를 직접 만들기보단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형태로 참여할 계획"이라며 "하드웨어 기술력 개선이 요구되는 VR과 AR은 자동차 등 기업 시장에선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앞으로 소비자 시장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 스위니 대표는 "과거에는 게임을 즐기다가 친구를 찾았다면, 앞으로는 친구들이 모여 어떤 게임을 즐길지 찾는 식으로 특정 계층만 즐기는 게임이 아니게 될 것"이라며 "PC와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게임이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에 포함시키려는 사안에 대해선 "이상한 일"이라고 일축하면서 "테니스도 중독되면 질병이라고 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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