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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빛이'…기지개 켜는 가상화폐 기업들

  • 2019.07.23(화) 16:44

글로벌 호재 발맞춰 신사업 추진

잔뜩 움츠렸던 국내 블록체인·가상화폐(암호화폐) 업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페이스북 등 초대형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진출소식과 각종 국제회의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오자 올해 초 3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4월 무렵부터 상승곡선을 그리면서다.

인력 감축, 비용 효율화와 같은 짠내 나는 자구책 마련에서 벗어나 신사업 추진으로 실질적 개선세를 노리는 모습이 포착된다.

2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약 1만18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7년 1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2만89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참혹한' 수준이나, 올해 초 3000달러대 수준에 비하면 크게 회복했다.

지난 4월부터 가격이 오름세를 기록한 뒤 최근 한달 사이부턴 1만달러 안팎을 횡보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가상화폐 '리브라'(Libra)와 이를 보관하고 주고받을 수 있는 디지털 지갑 '칼리브라'(Calibra)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히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총회와 G20 정상회의에서 가상화폐(암호화폐) 관련 규제 논의가 이뤄진 덕으로 풀이된다.

물론 리브라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의 경고를 받으며 주춤하고 있으나, 그만큼 높은 관심이 모이며 디지털 화폐 등장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란 의견을 결집시키고 있다.

또 글로벌 단위의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규제조차 없어 갈팡질팡하던 업계 전반이 오히려 안정감을 찾는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블록체인·가상화폐 업계도 그간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구를 찾는 모습이다.

우선 연초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FATF 총회 이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한편 증권형토큰발행(STO) 등 신사업도 준비중이다.

빗썸 관계자는 "1~2년 내 규제 현실화에 대비하고, 신사업도 준비하는 등 투트랙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거래소 서비스 고도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신사업의 경우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인 '루니버스'를 통해 다양한 고객사를 모으면서 자체 앱스토어 오픈을 올 하반기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거래소 오픈에 이어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거래소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첫 블록체인 컴퍼니빌더를 지향한 '체인파트너스'도 올초 고강도 인력·사업 재편을 거쳐 내실 다지기와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마이닝, 비트코인 전화주문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고, 표철민 대표는 가상화폐 거래소 '데이빗' 대표로 돌아와 서비스를 전면개편하면서 장외거래(OTC), 마이닝, 결제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을 모으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표 대표는 지난해 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까닭에 자사 사업을 대변할 것이란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거래소 대표에선 스스로 물러나 있었다.

이밖에 최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10'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크게 늘렸고, 카카오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기반의 블록체인 서비스 파트너를 꾸준히 확대하면서 블록체인판 킬러 콘텐츠를 찾고 있다.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실제 쓰이는 블록체인 서비스와 함께 생태계를 구축해야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이 힘든 가운데 시장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비트코인 외 알트코인 시세도 개선되고 실생활에 널리 쓰이는 블록체인 서비스도 나와야 이같은 개선세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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