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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중국은 문닫고 한국만 열어준 불공정 게임시장

  • 2019.11.01(금) 15:37

2017년 이후 중국서 한국게임 출시 못해
지스타 메인스폰서 할 만큼 中게임사 韓활동 활발

"중국에서 '대박'을 바라지도 않아요. '중박'만 하더라도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죠."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 게임이 부상하면서 스마트폰 게임사들은 너도나도 중국 진출 기회를 엿봤습니다. 중국 시장이 워낙 크고 인구도 많다 보니 중국에서 게임이 어느정도 성공하면 한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보다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었죠.

중요한 중국 게임시장

스마트폰 게임이 아니더라도 PC게임 등 전체 게임 산업에서 중국은 국내 게임사에 중요한 시장입니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가 굉장합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게임 산업 규모는 344억달러(약 38조8700억원)로 글로벌 게임 산업 매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 세계 게임 산업의 약 4분의 1을, 아태지역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 산업의 국가별 수출액 현황을 보면 2017년 기준 중국 수출이 34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7.6%를 차지합니다.

'크로스파이어'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나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도 중국에서의 게임 성공에 힘입어 성장했을 정도로 중국은 국내 게임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017년 이후 중국 길 막혀

하지만 중국에서의 '중박' 기대는 2017년 이후로 끝났습니다. 더 이상 중국이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외 기업이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할 때는 중국 정부로부터 '외자판호(서비스 허가)'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2017년 3월 이후 중국은 한국 게임에 대해 판호 발급을 중단했습니다.

중국정부가 한국 게임사에 언제 다시 판호를 발급해줄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의 자회사 펍지가 텐센트와 지난해 2월부터 중국에서 서비스하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절지구생)'도 판호를 발급받지 못해 서비스를 중단하고 텐센트는 대체 게임인 '화평정영'을 출시했습니다.

중국게임사는 한국서 활발한데

한국 게임사의 중국시장 활동이 빈약한 반면 중국 게임사의 한국시장 활동은 활발합니다. 알게 모르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죠.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 사례입니다. 올해 지스타 메인 스폰서인 슈퍼셀과 지난해 지스타 메인스폰서 였던 에픽게임즈의 최대주주는 텐센트입니다. 국내 PC게임 1위인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의 최대 주주도 텐센트죠.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권에도 중국 게임사가 상당수 차지합니다. 이달 1일 기준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에 최고 매출 10위권 중 4개의 게임이 중국게임사이며 그중 하나가 슈퍼셀입니다.

이렇게 보면 한국과 중국 게임산업 무역 관계는 불공정한 셈이죠. 더 큰 문제는 중국정부가 미국이나 일본 게임사에게는 판호를 발급하는데 한국 게임사에게만 판호를 발급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내 게임사는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통해 다시 게임사업에 투자하면서 기술력과 콘텐츠를 발전시킵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게임산업 침체와 함께 중국 수출길이 막히다보니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 중국 게임사는 많이 성장했습니다. 어딘가 모르게 어설퍼 보였던 중국 게임이 이제는 국내 게임사가 개발한 게임과 비교해봐도 손색 없을 정도입니다.

며칠 전 국내 게임사가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발급받았다는 소문에 게임주가 들썩였습니다. 안타깝게도 판호를 발급받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고 여전히 중국 수출길은 열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억울하지만 중국 게임사도, 국내 대형 게임사도 나서서 해결할 방법은 없어 안타깝다"면서 "확실하지 않은 소문에 게임주가 들썩인 만큼 국내에는 중국 판호가 다시 열리기를 굉장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게임 판호 미발급 항의 1인 시위를 펼치는 등 이슈가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중국정부뿐 이라는 점이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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