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올레tv 모바일'이 'Seezn(시즌)'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인터넷TV(IPTV)와 지니뮤직 등 KT그룹의 미디어 시너지를 활용한 '오픈 플랫폼'으로서 국내 OTT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구상이다.
28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훈배 뉴미디어사업단장은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보고싶은 콘텐츠를 한 곳에서 보고 싶어도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시즌은 그간 OTT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시즌의 특징은 타 OTT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점 영상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콘텐츠의 양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시즌은 종합편성 채널과 CJ계열 채널, 스포츠중계 채널 등 110여개의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는 동시에, 지상파 3사 VOD를 포함한 20만여편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제외한 모든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콘텐츠는 없지만 볼거리는 가장 풍부한 셈이다.
이같은 콘텐츠 확보는 KT가 지닌 미디어 파워에서 나온다. IPTV시장에서 8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업계 1위 기업으로서 이 시장 지배력을 OTT에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김훈배 단장은 "국내 최다 IPTV 가입자를 확보한 KT의 미디어 파워는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방송·제작사와 협력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이어가고 시즌을 '오픈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존 IPTV의 부가서비스처럼 제공됐던 OTT를 별도로 분리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는 동조한다. CJENM, SBS 모비딕, JTBC 룰루랄라스튜디오, A&E, 와이낫미디어 등 채널사업자 및 제작사와 협력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김훈배 단장은 "KT는 1조원가량을 콘텐츠 구매와 유지에 쓰고 있다"며 "IPTV에서 독립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는 동조해 KT 전체의 콘텐츠로 만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신념 하에 동영상 서비스의 기본인 화질과 음향에도 신경 썼다.
먼저 시즌은 5G를 바탕으로 초고화질, 초저지연 서비스를 지원한다. 가입 요금제에 따른 화질 제한을 두지 않아 초고화질로 제작된 콘텐츠는 누구나 생생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올해 개봉한 영화를 4K UHD 화질로 볼 수 있는 OTT 서비스는 시즌이 유일하다는 것이 KT 측 설명이다.
야구, 골프 등 스포츠 중계의 경우 IPTV와 비교해 지연시간을 1초대로 단축했다. 모바일 사운드에 최적화된 솔루션 'VSS 슈퍼사운드'를 적용해 영화, 스포츠, 음악 등 각각의 장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장효과를 선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KT그룹사인 지니뮤직과 협력해 '보는 OTT'가 아닌 '듣는 OTT'로 OTT의 지평을 넓혔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해당 콘텐츠의 주제곡(OST)이나 TV 속 배경음악(BGM)을 듣고 싶으면 앱에서 바로 음악 정보를 확인하고 들을 수 있다. 모바일 OTT 서비스 중 영상에 삽입된 음악의 바로듣기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시즌이 처음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감정 분석에 기반한 콘텐츠 추천 서비스 '내 감정을 읽는 스캐너 검색'도 도입했다. 사용자의 얼굴표정을 분석해 기쁨, 슬픔, 화남 등 기분에 맞는 최적의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이다. 얼굴표정 분석뿐 아니라 개인사용이력, 요일·시간대·날씨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추천 솔루션 '토핑엔진'으로 분석해 사용자에게 적합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현중 모바일미디어사업담당 상무는 "106개의 안면인식 포인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6개의 감정을 구분해낸다"며 "정확도는 99%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제목을 몰라도 기억나는 상황이나 장면의 단어를 조합해 영상을 검색하는 '스토리텔링 장면 검색' 기능도 있다. 예를 들어 '밴드' '옥상' '연주'를 선택하면 영화 '비긴어게인'에서 밴드가 옥상에서 연주하는 장면을 찾아준다.
해외 진출도 꿈꾸고 있다.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콘텐츠 담당 계열사인 미구와 손잡고 양사의 콘텐츠를 교류하고, 2020년에는 중국 시장에 KT의 4K 한류 콘텐츠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 디스커버리와도 협력해 시즌에 '디스커버리 UHD 전용관'을 개설하고 공동 제작한 콘텐츠를 가장 먼저 공개한다.
요금제는 ▲플레인(월 5500원) ▲플레인 플러스(월 8800원) ▲믹스(월 9900원) ▲믹스 플러스(월 1만3200원) 4가지 월정액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플레인은 100여개 실시간 채널과 7만여편의 VOD를 이용할 수 있는 기본형 요금제다. 내달 1일부터 가입 시 첫 달 이용료가 무료다. 믹스형은 플레인 서비스에 더해 포인트를 매월 추가로 제공하며, 믹스 플러스는 지니뮤직의 스마트 음악감상이 포함된다.
출시를 기념해 내년 상반기까지 믹스형 요금제에 가입하면 콘텐츠팩 1만1000원권과 VOD 1만1000원권을 준다. KT 고객에게는 믹스 플러스 상품을 2200원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KT는 당분간은 손해를 보더라도 가입자 유치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훈배 단장은 "시즌은 고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 혜택을 다양하게 마련했다"며 "손해볼 수 있는 상황이 오더라도 감내하고 향후 적자폭이 커지면 프로모션을 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