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상정이 불발되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타다가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됐다. 하지만 사회적인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차량공유 서비스인 타다가 기존 택시사업을 위협할 유사택시 서비스인지, 변화하는 시대상에서 새롭게 등장한 혁신 서비스인지에 대한 협의점은 아직 찾지 못했다.
16일 서울 강남구 공유오피스 드리움에서 열린 '타다 금지법 금지' 대담회에서는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재웅 대표는 타다와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신산업과 구산업의 갈등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할인점이 들어오면서 슈퍼마켓, 전통시장과 갈등을 빚었던 유통업계의 사례를 들었다.
슈퍼마켓과 전통시장(구산업)의 피해를 막는다며 대형할인점(신산업)을 견제했지만 결국에는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성장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의 변화는 시대의 흐름이고, 운송업계로 보면 이것이 타다라는 게 이 대표의 이론이다.
그는 "경제 체제가 미래형으로 변화하면서 이는 각 나라의 방식과 문화, 법에 따라 다른 형태로 안착된다"며 "공유경제는 하나의 흐름이고 이를 사회적 틀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야지 단순 갈등으로 보는 것은 좁은 시야"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타다나 쏘카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공유경제 모델이 맞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타다·쏘카가 우버와 같은 방향성을 갖고 있으며 공유경제 모델을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우버나 쏘카, 타다가 추구하는 세상은 기존까지 소유의 개념이던 자동차를 공유의 개념, 즉 공유 인프라로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공유경제 기반 하에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공유경제의 변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에 참여한 박경신 고려대학교법학대학원 교수는 다른 의견을 내놨다. 운전자가 각자 소유한 자동차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와 기업이 자동차를 구매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다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우버는 실제 자동차 소유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고전적 공유경제 모델로 볼 수 있지만 타다는 그렇지 않다"며 "타다가 성장하게 되면 오히려 자동차 가격을 높이게 되는 역기능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쏘카와 타다가 진정한 공유경제 맞냐는 비판 받을 수 있다"면서도 "쏘카 사업이 본격화 됐던 2015년도 국내 신규로 등록된 자동차 대수는 87만대였지만 지난해 47만대로 줄었다"고 대응했다.
이어 "공유경제 체제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자본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안착되면 자본이 줄어드는 공유경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이것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지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는 타다 드라이버(운전기사) 등의 노동자 처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앞서 타다는 22개 소속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8400여명에 대한 불법 파견이 밝혀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드라이버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타다를 혁신 서비스로 바라보던 대중들의 시각이 바뀌기도 했다.
그는 "공유경제 일자리에 대한 비판은 초기 단계 산업에서의 새로운 방식에 대한 걱정"이라며 "아직 생태계 형성 단계이기 때문에 조율하면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타다 드라이버 자체 처우만 보면 택시업계 등 다른 일자리에 비해 좋은 편"이라고 자신하면서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망 공급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