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AI(인공지능) 국가전략이 가시화 되는 가운데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53회 국무회의에서 AI 국가전략을 발표했으며, 지난 23일에는 2029년까지 1조96억원을 투자해 AI 반도체 1등 국가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24일 오전 'AI in Everywhere'를 주제로 열린 인터넷기업협회 굿인터넷클럽에서는 AI 산업의 중심에 있는 전문가들이 2020년 AI의 실생활 적용과 향후 가능성, 의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미 일상속 안착한 AI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AI 음성인식 서비스는 20대(42.3%), 30대(38.9%)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직종별로는 전문 관리직 분야의 절반 이상(53.6%)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대중화 단계로 진입하는 셈이다.
이날 전문가들도 AI가 일상에 이미 익숙하게 자리 잡은 기술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정선 엔씨소프트 NLP센터장은 "현재 일상에 AI가 많이 도입돼 있지만 기술이 일상에 들어오면 AI라고 부르지 않아 사람들은 AI기술이 일상에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모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미지 검색은 대표적인 AI 기술이지만, 이는 '이미지 검색'이라고 불릴 뿐 'AI 기술'이라고 부르지는 않기 때문에 일상에서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전문기업 마인즈랩의 최홍섭 대표도 "요즘 개인방송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음성합성도 AI 기술이 적용된 것"이라며 "젊은 세대들은 일상 속에서 AI를 위화감 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3~5년 뒤 나온다
자율주행은 AI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술 중 하나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백종윤 네이버 자율주행그룹 리더는 앞으로 3~5년 내 국내에서 자율주행 배송차량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종윤 리더는 "네이버는 로봇에 가까운 주행차를 개발 중인데, 이는 물건이나 화물 등을 배달해주는 창고의 개념과 유사하다"며 "자율주행이 완벽하게 적용되면 사람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이동하는 개념으로 도시의 이동 개념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략 3~5년 정도면 일상생활에서 자율주행 배송이나 상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AI는 인간에게 위협일까
AI기술이 처음 도입됐을 때 가장 우려했던 것은 사람의 일자리였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이세돌 대결 당시, 이세돌이 1승 4패를 기록하면서 AI가 인간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걱정은 더 커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의 동료이자, 미래에는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장정선 센터장은 "AI는 확률로 모든 문제를 풀기 때문에 100% 맞을 수 없으므로 누군가는 개입해서 완벽하게 바꾸는 역할을 해야하고 이게 사람의 역할"이라며 "AI는 사람을 대체할 수 없으며 더 많은 이득을 위해 함께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홍섭 대표 역시 "AI가 도입되면 사람은 자신들의 시간을 가치 있는 일에 쓸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의료 서비스를 예로 들면 진단, 투약 등 반복 작업을 AI가 하고 인간 의사는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하는 등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고민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AI, 美·中 잡는다
그렇다면 국내 AI 산업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 미국과 중국은 막강한 자본력과 인력을 바탕으로 AI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AI 기술 발전이 빠르게 발전해 AI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홍섭 대표는 "우리나라는 AI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교육기관도 갖춰지지 않았지만, 현재 기업에서 일하는 AI 엔지니어들이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자본과 중국의 인력을 어떻게 따라잡을 것인지 접근하지 않고 우리가 잘하는 분야 찾으면 곧 한국이 전세계 AI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