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가명)씨는 최근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모바일게임 '스타듀밸리'를 하고싶다는 요청에 스마트폰에 게임을 설치했다. 학교 친구들이 모두 스타듀밸리를 하기 때문에 자신도 게임을 해야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다고 졸랐기 때문이다. 이씨는 많은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게임을 하게끔 해줬다. 하지만 며칠 후 이씨의 아들은 "게임에서 양귀비를 재배해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배조차 금지된 마약으로 분류된 '양귀비'를 게임에서는 버젓이 재배하도록 한 것이다.
스타듀밸리는 초등학생은 물론 성인들도 즐기는 인기게임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50만 이상 다운로드, 애플 iOS 앱스토어 롤플레잉 앱 1위 게임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에디터추천'을 받았다.
이 게임은 영국에 있는 1인개발자가 만든 인디게임이다. 게임은 주인공이 할아버지가 과거 살던 스타듀밸리 지역의 펠리컨 마을로 이사와 농장을 가꾸는 내용이다.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키우면서 돈을 벌고 농장을 가꾸면서 레벨이 높아진다. 마을사람들과 교류를 하며 친목도 다진다.
일반 농장 게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게임 미션 중 '양귀비 재배'가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양귀비는 마약으로 분류돼 재배만 하더라도 처벌을 받는다. 영국에서는 양귀비 재배가 합법이지만 국내에서 게임이 유통될 때 국내 정서와 법적 이슈를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양귀비 재배는 게임 초반엔 나오지 않고 게임상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뀐 후에 나오기 때문에 게임을 직접 즐기지 않는 학부모는 이를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양귀비나 마약에 대해 잘 알지못하는 아이나 청소년들이 게임에서 양귀비를 재배하면서 양귀비가 불법이라고 인지하지 못하게 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씨는 "아이들이 하는 게임에 양귀비 재배가 있어 가슴이 철렁했다"면서 "아이들이 경각심을 느끼기는 커녕 양귀비를 아무 문제 없이 받아들일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에게 이 게임을 선택한 이유를 물으니 이 게임은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추천을 했고 구글 플레이에도 '에디터 추천'이 붙어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했다"며 "게임개발자, 유튜버, 유통 플랫폼 모두 문제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스타듀밸리는 스팀 플랫폼을 통해 PC로 즐기거나 구글 안드로이드 또는 애플 iOS를 통해 모바일 게임으로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게임은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등급 심의를 받거나 자체 분류 사업자(구글, 애플, MS 등 8곳)를 통해 등급을 받는다. 하지만 스팀을 통해 제공되는 게임은 현재 국내 심의를 받지 않고 있으며 스타듀밸리의 안드로이드 버전은 15세 이상, 애플 iOS 버전은 12세 이상으로 등급이 분류된 상황이다. 등급분류가 있어도 아이들이 부모 계정으로 게임을 하면 이를 막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측은 "마약은 약물에 포함이 되므로 약물이 어느 수준에서 표현이 되고 게임에서 어느정도 표현이 되느냐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다"면서 "전체 이용가는 음주, 흡연, 약물이 없어야 하고 12세 이상은 만화적으로 표현, 15세 이상은 사실적으로 표현이 되더라도 간접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정도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은 약물에 대한 사실적이나 직접적 표현이 있을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등급을 받은 게임은 모두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모니터링 대상이 되며 등급을 제대로 받았는지 위원회 내에서 계속 모니터링이 하고 있지만 워낙 게임수가 많아 자체적으로 발견하거나 민원이 들어올 경우 모니터링을 통해 등급 재분류된다"고 말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나와있는 '스타듀밸리' 게임 유통회사 처클피쉬에 해당 문제 및 번역에 대해 문의하고자 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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