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털 '넷마블'을 기반으로 아이돌 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 투자와 정수기 제조사 '코웨이' 인수까지.
방준혁(52)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최근 손대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살펴보면 도무지 한계를 모르는 확장에 경탄할 수 밖에 없다. 컴퓨터 게임과 연예인 매니지먼트, 정수기 제조 및 유통은 어느 것 하나 서로 비슷하기 보다 거리가 먼 이종(異種) 산업이기 때문이다.
또 그의 경영 행보를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면 특정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영역의 기업을 인수하거나 세우면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의외로 많은 그의 친인척들이 사업 조력자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넷마블과 함께 BTS(방탄소년단의 약자)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을 만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가 방 의장과 친척지간 방시혁 작곡가라는 점도 그러한 맥락에서 보면 자연스럽다.
흥미롭게도 방 의장 개인회사에서 그의 친인척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방 의장이 지분 99.4%를 보유하고 있는 인디스에어를 꼽을 수 있다.
인디스에어는 지난 3월말 정지영(51) 전(前) 대표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는데 그는 방 의장의 사촌동생이다. 2006년 5월에 설립한 인디스에어는 유리병이나 디지털 부품 등을 포장하는 에어팩 전문 제조사다.
방 의장이 2004년 넷마블을 CJ그룹에 매각(이후 2014년 최대주주로 복귀)한 이후 한동안 게임 업계를 떠나 있을 시기에 인디스에어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디스에어 설립 초기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경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방 의장이 인디스에어 경영에서 손을 뗐던 2011년 이듬해 그의 사촌 정 이사가 대표이사에 취임, 약 4년간 회사를 이끌기도 했다. 정 이사는 2015년 대표직에서 물러났는데 이번에 5년만에 복귀한 셈이다.
인디스에어는 방 의장이 손을 댔던 여러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방 의장은 한때 보안영상장비 제조사 인콘(옛 윈포넷)과 인디스앤(컴퓨터시스템 통합자문), 에너지 절감 버너 제조사인 화이버텍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대부분의 지분을 최근 3년간 차례로 매각하면서 정리했다.
이 중 인디스앤은 지난 5월 또 다른 개인회사였던 화이버텍에 흡수합병되면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인디스앤이 그동안 이렇다 할 사업이 없다보니 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 효율을 위해 다른 회사와 통합해 버린 것이다.
방 의장은 한때 게임 업계에서 떠나 있을 시기에 인디스앤을 통해 게임과 거리가 먼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대한 적이 있다. 인디스앤을 통해 인디스에어나 화이버텍 등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인디스앤은 방 의장의 사실상 개인 지주회사다보니 더 많은 친인척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방 의장의 부친 방극두 씨와 친형 방원혁 씨가 최근까지 각각 감사 및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인디스앤과 화이버텍의 통합을 앞둔 지난 3월말 회사에서 물러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