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크래프톤의 장병규 이사회 의장 부인이 보유 주식 일부를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장 부인 외에도 크래프톤 계열사 일부 경영인이 '엑싯(EXIT·투자회수)'을 통해 적지 않은 현금을 손에 쥐었다.
19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장 의장 부인 정승혜 씨의 보유 주식은 올 6월말 기준 16만8000주에서 9월말 8만4000주로 절반으로 감소했다. 정 씨는 이 기간 단순 매도를 통해 보유 주식 8만4000주를 현금화했다.
비상장 종목인 크래프톤의 주가가 이 기간 장외시장에서 무섭게 치솟고 있던 터라 정 씨의 매각 금액이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장외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에 따르면 올해초 40만원대 수준에서 형성되었던 크래프톤 주가는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 광풍 열기에 힘입어 9월 한때 최고가인 172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를 감안한 정 씨의 현금화 규모는 1400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정 씨의 회사 보유 지분은 기존 2.1%에서 1%로 감소했다. 정 씨의 보유 지분은 올 6월말까지만 해도 최대주주이자 남편인 장 의장(141만여주, 17.4%) 및 크래프톤 공동창업자 김강석 전 대표(22만여주 2.7%)에 이어 개인 자격으로 많았다. 현 시세를 감안한 정 씨의 잔여 지분 가치는 1200억원에 달한다.
장 의장은 카이스트(KAIST) 전산학과 박사 과정 시절인 지난 1997년 네오위즈를 나성균 현 네오위즈홀딩스 대표와 공동창업한 이후 정 씨와 결혼, 현재 슬하에 자녀 3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 외에도 크래프톤 임원 및 계열사 경영인 일부가 회사 지분 매각으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김형준 엘리온 개발 총괄 블루홀 스튜디오 PD는 이 기간 보유 주식 일부인 4만주를 처분했고, 박진석 전 스콜 대표와 이지훈 레드사하라 스튜디오 대표도 각각 1만주와 1500주를 팔았다.
크래프톤 주가가 9월 한때 장외에서 급격히 급등한 것을 감안했을 때 이들은 적지 않은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들의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간판작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 흥행 성공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크래프톤의 올 3분기 연결 매출은 349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374억원 보다 1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올 1~3분기 누적 1조2371억원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167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97억원보다 무려 5배 이상 확대됐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813억원이다.
매출의 대부분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달성했다. 1~3분기 누적 모바일 매출은 9843억원으로 전체의 80% 가량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온라인 매출(2050억원, 비율 17%)과 콘솔 매출(223억원 1.8%)이다.
한편 크래프톤은 내년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자료를 내고 “내년에 국내 증권시장에 기업공개를 한다는 목표”라며, “주관사 선정 이후, 준비 과정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