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1분 이하의 짧은 유튜브 동영상) 콘텐츠가 무서운 이유는 이용자가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빠른 확산세 때문이다. 그래서 CJ ENM은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아닌 재생산 트렌드를 봐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유승만 CJ ENM 디지털운영사업국장은 지난 19일 열린 제3회 'CJ ENM 컬처톡)'에서 올해 디지털 콘텐츠 소비 결산을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컬처톡은 CJ ENM이 여는 사업전략 설명회다.
쇼츠의 파급력에 주목
CJ ENM은 쇼츠의 중심에 이용자가 콘텐츠를 다시 만드는 트렌드가 있다고 봤다. 이를 통해 유튜브에서 CJ ENM 콘텐츠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회사는 콘텐츠 영향력을 더 키우기 위해 '쇼츠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했다. 쇼츠가 유튜브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유 국장은 "유튜브 쇼츠의 하루 평균 조회수만 3억회를 넘는다"며 "국내의 쇼츠 전문 채널도 지난 6월 57개에서 9월에는 78개로 늘었고, 그 채널로부터 발생한 조회수만 55억회를 넘는다"고 했다.
그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를 꼽았다. 우영우 시청자의 쇼츠가 드라마 인기에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유 국장은 "우영우는 신생 방송사의 1% 미만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방송 4주차에 접어들며 시청자 제작 콘텐츠 1648개, 주간 조회수 2억회를 달성함으로써 올해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효과를 바탕으로 CJ ENM은 쇼츠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 국장은 "지난달 시작한 '한도초과' 프로그램을 쇼츠로 만든 결과 한주당 20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며 "지속적으로 기록을 유지하면서 거대 지식재산권(IP)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클립을
유 국장은 이와 함께 '멀티채널' 전략에 대한 성과도 공개하기도 했다. 멀티채널은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짧은 영상을 만들고 다양한 채널에 올리는 CJ ENM의 콘텐츠 유통 전략이다.
유 국장은 "CJ ENM은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편집자가 다양한 관점으로 만든다"며 "이에 따라 본방송 내용은 같지만 확산 효과는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멀티채널 효과는 지표로 나타났다. CJ ENM에 따르면 국내 방송사 중 유튜브 조회수가 가장 높은 방송사는 CJ ENM이다. 특히 이 회사의 주요 유튜브 채널인 디글·디글클래식·샾잉·티비앤디(tvN D)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총 1억회를 기록하고 있다.
CJ ENM의 멀티채널 전략이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이용자 중심의 콘텐츠 제공을 꼽았다. 김석현 CJ ENM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은 "모두가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자동차 회사의 판매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누구나 콘텐츠 제작·유통할 수 있는 세상인 만큼 채널별 수요에 맞춘 질 높은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