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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윤경림도 사의…경영 공백 장기화 우려

  • 2023.03.23(목) 18:42

대표 후보 내정 16일 만에 백기
여권 사퇴 압박에 사의 표명한 듯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22일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사의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래픽=비즈워치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주주총회를 1주일여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최종 후보자로 내정된 지 16일 만이다. 구현모 현 KT 대표에 이어 윤 후보까지 물러나면서 경영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총 일주일 앞두고 사의 표명

23일 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이사진들에게 사의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이를 승인할 경우 정기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은 폐기된다. 구현모 대표의 임기는 정기 주총이 열리는 이달 31일까지다. 구 대표의 임기가 끝나면 KT 수장은 공석이 된다.

앞서 KT 이사회는 이달 7일 이사 전원 합의로 윤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그는 구대표와 탈통신 전략인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사업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최고경영자(CEO) 직속인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을 맡아 △그룹 경영 및 사업전략 △국내외 전략투자 △외부 제휴·협력 등을 담당했다.

이번 결정은 대표 선임의 마지막 고비인 정기주총을 코 앞에 두고 나왔다. 여권을 중심으로 사퇴 압박이 계속돼 윤 후보가 레이스를 이어가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KT가 지난달 말 대표이사 후보 대상자를 4명으로 압축해 발표하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윤 후보에 대해서는 "윤경림 사장은 이사회의 현직 멤버"라며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격으로 출마 자격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 역시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며 KT를 겨냥했다.

윤 후보는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정부와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최종 후보로 내정된 지 16일 만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후보 선출만 세번…경영 공백 불가피

이로써 KT는 세번이나 대표이사 후보를 선출하고도 대표를 뽑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앞서 구대표는 지난해 11월 연임이사를 밝힌 후 다음 달인 12월13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연임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구 대표 스스로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이사회에 요청했다.

KT는 지난해 12월말 14명의 사외 인사와 13명의 사내 후보자에 대한 대표이사 적격 여부를 검토해 구 대표를 다시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로 확정했으나 정부·여당의 사퇴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 23일 연임 의사를 철회했다. 구 대표에 이어 윤 후보까지 줄줄이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KT 차기 대표 인선은 또다시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구 대표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되는 만큼 경영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KT 정관은 대표이사 유고시 직제규정이 정하는 순서에 따른 사내이사가 그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KT 사내이사는 구 대표와 윤 후보 두 명이다. 이들의 임기는 이번 정기 주총까지다.

주총 안건에는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 태스크포스(TF) TF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이 포함돼 있다. 다만 이들이 사내이사로 선임되지 못하면 정관에 따라 직제규정이 정하는 순으로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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