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을 연내 설립한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블루오션'격인 전기차 충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이다.
3일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합작투자(Joint Venture)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달 30일 경기도 판교 소재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합작투자 계약 체결식을 했다. 이날 자리에는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현준용 EV충전사업단장(부사장), 권용현 CSO(전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이 참석했다.
양사는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올해 안으로 사명과 브랜드명, 사업 전략 및 방향성을 수립하고, 인력을 확보하는 등 회사 설립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합작법인 지분은 LG유플러스가 50%+1주, 카카오모빌리티가 50%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앞서 두 회사는 전기차 충전 사업 확대를 목표로 인적 및 기술적 역량을 강화해왔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전기차 충전 서비스 '볼트업(VoltUp)'을 출시한 데 이어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 '헬로플러그인'을 인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1년 카카오내비 앱에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간편결제, 충전기 위치 탐색, 충전기 사용 이력 실시간 알림, 충전기 상태 표시 등 스마트 기능을 확충하며 접근성과 편의성을 확대해왔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LG유플러스의 전국 단위 대규모 인프라 구축∙운영역량과 '카카오T' 및 '카카오내비' 등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결집할 수 있게 됐다. 양사는 충전 인프라 운영관리, 플랫폼과 연계한 편의 서비스 등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전기차 이용자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 정책과 산업 기술 발전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에만 16만4000대가 신규 등록돼 연말 약 39만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오는 2030년 말에는 420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전기차 충전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123만대 이상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또한 주요 대기업들은 전기차 충전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충전 전문기업을 인수하거나 자체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비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속도는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흡한 충전기 운영∙사후관리와 파편화된 충전 인프라로 인한 기존 충전소들의 효율성 문제도 이용자들의 큰 불편사항으로 지적된다. 전기차 대중화에는 걸림돌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우선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이 가장 시급한 공동주택 시장에 집중해 서비스 커버리지를 신속하게 확보하겠다"며 "이를 통해 V2G(Vehicle-to-Grid·자동차전력망 연동기술) 및 V2X(차량사물통신) 시장에서도 수요와 공급을 최적화한 '스마트에너지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기존 충전기 이용 시 겪었던 다양한 문제점을 플랫폼 기술을 통해 해결하겠다"며 "장기적으로는 축적된 유저 데이터에 기반한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해 다가오는 전기차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사업자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