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앱 '티맵(TMAP)'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3명 중 1명은 이 플랫폼을 쓴다는 얘기다. 단순 내비게이션 서비스에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외형을 확장한 게 주효했다.
티맵 운영사인 티맵모빌리티는 비운전자까지 이 플랫폼 하나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를 구축해 수익을 확대할 계획이다. 당장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는 내년 흑자전환이 목표다. 기업공개(IPO)는 당초 예정했던 2025년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 3명 중 1명은 티맵…누적투자 1조
티맵모빌리티는 17일 티맵 가입자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002년 2월 '네이트 드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온 지 21년 만이다. 이재환 티맵모빌리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날 서울 을지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이동이 제약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용자는 꾸준하게 늘어나 이달 초 2000만 가입자를 달성하게 됐다"며 운을 뗐다.
초창기 티맵은 이동통신망과 GPS(위치확인시스템)로 변화하는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차량이 목적지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음성과 문자로 안내했다. 2005년 미국에서 모바일 기반 첫 상용지도 서비스를 출시한 것보다도 빠른 시기다.
SK텔레콤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던 티맵은 2011년 하반기부터 일정 요금을 내면 다른 통신사 가입자도 이용할 수 있게 개방했다. 이후 2016년에는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풀었다.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운전 성향을 분석해주고,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활용한 'T맵X누구', 차량사물통신(V2X) 등도 적용했다. 이후 2020년 12월에는 SK텔레콤에서 물적분할해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현재 티맵 가입자는 SK텔레콤 가입자가 1100만명으로 가장 많고 KT 438만명, LG유플러스 386만명, 알뜰폰 78만명 등이다. 이재환 CSO는 "가입자 규모가 커진 만큼 자체 교통정보 데이터도 늘어났다"며 "이에 따라 더욱 정확하게 길을 안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2년간 티맵의 누적투자금액은 1조원 이상이다. 단순 투자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창출해 낸 사회적 가치만도 7000억원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안전운전 점수화를 통해 사고를 줄이고 빠른길 안내라는 최적경로로 탄소배출량을 절감한 비용이다. 이재환 CSO는 "티맵이 줄인 사회적 비용을 자체 측정한 결과 6572억원에 달했다"며 "절감한 탄소배출량 또한 888만톤으로 집계했다"고 전했다.
궁극적으론 '슈퍼앱'…"IPO 전까지 흑자목표"
티맵의 향후 방향성은 '모빌리티 슈퍼앱'이다. '우버'나 '그랩' 같은 형태다. 이를 통해 수익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이재환 CSO는 "수익화에 대해 아주 많은 고민이 있고 감수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다만 통합 모빌리티 분야에서 앞서가는 우버와 그랩의 사례를 보면, 여러 서비스를 통합 제공할 때 사용자당 매출과 리텐션(고객 유지) 또한 높은 것이 수치로 검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2025년으로 계획한 기업공개(IPO)도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매출 증가율이 2021년에서 2022년 3배가 됐고, 영업이익 개선은 이보다 더욱 가팔라 내년에는 EBITDA 기준으로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IPO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맵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탄소중립 등 친환경 모빌리티 선도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로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서도 필수라는 판단이다.
먼저 자체적으로 구축 중인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맵을 기반으로 저탄소 경로를 안내하는 전기차용 '에코경로(가칭)'를 시범운영한 이후 연내 상용화한다. 에코경로는 저탄소 경로를 안내하는 전기차용 옵션이다. 기존 교통정보나 주행거리뿐만 아니라 ADAS맵이 보유한 경사, 굴곡 등 다양한 도로환경을 고려해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길로 안내한다. 하반기부터 사용할 수 있다.
최인준 티맵모빌리티 맵콘텐츠 팀 리더는 이날 간담회에서 "도로 오르막·내리막 등을 구분해 각각의 소모량을 측정하고, 운전 습관, 무게와 속도 등을 고려해 배터리 소모량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며 "현재 13만 고객을 확보한 전기차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지만, 이후 내연기관까지 확장해 2000만 고객들이 다 혜택을 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