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 운영사 티맵모빌리티가 미들마일 화물 운송시장 공략에 나선다. 포화상태인 라스트·퍼스트마일 시장은 선점이 어렵단 판단 아래, 정보기술(IT)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미들마일 시장을 점찍은 것이다.
티맵이 내놓은 미들마일 플랫폼은 화주와 차주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인 미들마일 시장에 디지털 기술을 입혀 플랫폼을 혁신하고 업무 효율화와 운송 원가 절감을 꾀하겠단 복안이다.
'종이 영수증' 일상인 시장…디지털 전환 기회
진성주 티맵모빌리티 화물전략 담당은 지난 5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미들마일 시장 규모는 37조원에 달하는데, 라스트(마일시장)와 퍼스트가 대기업들의 선점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남아 있는 이 시장을 기회로 봤다"며 "특히 미들마일은 디지털화가 안 돼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플랫폼·디지털 역량을 더해 발을 들여보자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미들마일은 물류시장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받는 '라스트마일'과 해상·항공·철도를 통한 수출입 단계 '퍼스트마일'의 중간 물류를 뜻한다. 제조사와 물류센터·대리점을 연결하는 중개 영역이다.
재밌는 점은 이 시장에서는 전화로 배차를 하고 종이 영수증을 발급하는 '아날로그' 관행이 오랜 시간 이어져 왔단 점이다. 예를 들어 대구에서 창틀공장을 운영하는 화주가 대전에 있는 건설 현장에 창틀 1000개를 납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하자. 화주는 창틀의 크기와 무게, 납품일 등을 감안해 화물차를 불러야 한다.
이를 중개하는 건 주선사다. 이들은 화주의 전화를 받고 수기로 주문을 작성해 차주를 연결하는데 대부분 영세 사업자다. 특히 화주와 차주의 높은 평균 연령대에 종이 영수증 등 아날로그 방식의 중개로 미들마일 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요원했다.
진성주 담당은 "국내 주선사로 전국 8000여개 영세 사업자들이 사업 중인데 연 매출 50억원 이상 사업자는 전체의 1.6%에 불과하다"며 "이들의 정보망으로서 전국24 같은 콜센터가 있지만 이 역시 복잡다단하게 얽혀있어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티맵 화물이 주선 플랫폼으로서 디지털화를 통해 (이 시장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관건은 물류비를 어떻게 절감하느냐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송지원 티맵모빌리티 화물 담당은 "어떻게 운송을 해서 가장 많이 물류비를 효율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사업자 플랫폼이 승기를 꽂을 수 있을 것"이라며 "물류비는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외생변수가 매우 많고 어떤 사람이 중개하느냐에 따라서도 원가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잘 제어하고 효율화하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최적 운임·매칭에 고도화 '현재진행형'
티맵은 자체 보유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으로 미들마일 시장의 디지털화를 꾀하고 최적의 운임과 매칭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운임 산출이나 배차 자동화, 운송 현황 모니터링 등 미들마일의 전 과정에서다.
앞서 회사는 2021년 미들마일 중개 스타트업인 와이엘피(YLP)를 인수해 올해 2월 '티맵화물' 서비스 론칭으로 그 신호탄을 알렸다. 티맵의 운송 경로 최적화 노하우와 YLP의 운송 데이터를 접목해 디지털 플랫폼을 고도화했다.
송지원 담당은 "가장 큰 해답은 데이터에 있는데, 미들마일 운송이 아날로그로 이뤄졌던 터라 데이터베이스(DB) 자체가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YLP가 2016년부터 모든 운송 정보를 DB화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110만건 이상의 운송 DB를 2년간 분석해 운임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티맵은 이를 바탕으로 전체의 94%까지도 한번에 배차를 성공시키는 성과를 냈다. 송 담당은 "올해 2월 출시해서 현재까지 이 배차 성공률을 거의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는 요청 화물 정보를 입력하고 티맵이 단가를 보여줬을 때, 그 가격으로 배차될 확률을 계속 높여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 내비게이션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회사인 만큼, 위치를 기반으로 한 추적 화물 추천 또한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특정 화물들을 연계해서 차주에게 배차하는 복합 화물 연계 시스템이나 복수의 경유지에서 최적의 경로를 제시하는 서비스도 계속 고도화하는 중이다. 모두 티맵 네비게이션 앱을 통해 회사가 직접 기술검증(PoC)을 진행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