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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해외서 들인 신약물질 '쑥쑥' 컸다

  • 2024.01.12(금) 08:01

'코수바' 경구제형 임상 3상 시작
'나모데노손', '테도피'도 출격 준비
"국내 독점공급 품목 추가 검토 중"

종근당이 국내에 독점 공급권을 확보한 신약 후보물질들이 글로벌 임상에서 잇따라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대부분 계열 내 최초 신약(퍼스트인클래스)으로 국내에서 판매가 시작될 시 회사의 실적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근당이 지난 2012년 미국계 제약사 카라 테라퓨틱스로부터 국내 독점공급 계약을 맺은 만성신장질환 환자 소양증(가려움증) 치료제 '코수바(성분 디페리케팔린)'는 현재 국내서 임상 3상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코수바는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고 판매 중인데, 이번에 임상에 들어가는 건 기존 정맥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형이다.

카라 테라퓨틱스가 현재 개발 중인 코수바 경구제형은 주사제보다 투여하기 쉬워 환자 편의성이 높은 데다, 만성신장질환에서 감각이상증, 아토피 환자 소양증으로 적응증을 넓혀 시장성이 더 클 전망이다. 종근당은 이번 임상을 거쳐 주사제형 출시를 생략하고 곧바로 경구제형을 국내에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코수바는 가려움증 신호전달 억제와 관련된 KOR(카파아편)을 활성화하는 기전의 퍼스트인클래스 치료제로,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 유럽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중증도에서 중증 소양증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코수바의 지난 2022년 글로벌 매출액은 3530만 달러(460억원)에 달한다.

종근당이 공급권을 확보한 제품 중 주목받는 또 다른 파이프라인은 이스라엘계 제약사 캔파이트 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나모데노손'이다. 종근당은 나모데노손의 간세포암(HCC)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적응증에 대한 국내 공급권을 보유하고 있다. 나모데노손은 항염증, 항암작용에 관여하는 아데노신 A3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기전의 경구용 치료제다.

현재 캔파이트 바이오파마는 간세포암과 진행성 중증 간경변(CPB7) 환자를 대상으로 한 나모데노손 글로벌 임상 3상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회사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임상 2상 결과에서 나모데노손을 꾸준히 복용 중인 환자들의 전체 생존기간(OS)은 6.9년에 달했다. 간세포암은 5년 생존율이 약 20% 내외로 다른 암종에 비해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나모데노손은 간세포암 치료제로 미국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중간임상 결과만으로 조건부 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캔파이트는 기대하고 있다. 또 FDA와 유럽 EM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시판 후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7년, 10년간 독점권을 누릴 수 있다.

나모데노손은 아직 국내외에서 치료제가 없는 N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b상도 밟고 있다. 지난 임상 2a상에서 간 지방 감소, 섬유증 억제 등 위약보다 우수한 치료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나모데노손은 이밖에 비만, 췌장암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종근당이 지난 2019년 프랑스계 제약사 OSE 이뮤노테라퓨틱스로부터 국내 공급권을 들여온 암 백신 '테도피'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크다. 테도피는 5개 종양 관련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T세포를 활성화하는 기전의 암 백신으로 HLA-A2 항체에 양성인 암을 타깃으로 한다.

테도피는 지난 2021년 임상 3상에서 면역항암제 2차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3차 치료제로, 항암화학요법보다 사망위험을 41% 낮추는 등 우월한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지난해 테도피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 동정적 약물 사용 허가를 받았고, 현재 2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앞당기기 위한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특히 테도피는 기존 면역항암제가 T세포를 활성화하는 방식과 다른 기전을 가져 병용요법으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테도피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옵디보(니볼루맙)'와 비소세포폐암, 머크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난소암 병용요법으로 임상 2상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종근당이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들의 국내 독점 공급권을 미리 확보하는 이유는 향후 개발에 성공할 경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종근당은 지난해 노바티스에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신약 개발은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제품 확보도 중요하다. 종근당은 그동안 도입, 판매해 온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시타글립틴)'의 특허만료와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테고프라잔)'의 공동판매 계약 종료로 매출액에 공백이 생긴 상태다.

종근당 관계자는 "해외에서 판권을 들여온 제품들은 국내 임상이 마무리되면 도입 여부를 확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외에 추가로 국내에 독점 공급하기 위한 제품군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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