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중심의 국내 코인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연초만 해도 투자자들이 몰리며 코스피 일거래대금을 가뿐히 추월했지만 지금은 전체 주식시장 거래금의 10분의 1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5개 원화 가상자산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은 1조5000억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일거래대금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2조원에서 2조5000억원대를 오갔으나 최근 들어 2조원에도 못 미치는 날이 많아졌다.
이로써 국내 코인 거래대금은 주식시장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6월 마지막주 코인 일거래대금은 평균 2조원 정도로,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의 총 일평균 거래금액 18조5000억원의 9분의 1정도에 그쳤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는 10분의 1수준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반감기 등 호재가 몰렸던 올해 3월만 해도 5개 원화거래소의 일거래금액은 10조원을 넘기는 날이 많았다. 3월 중순에는 17조원을 돌파해 코스피 일거래금액의 두 배에 육박하기도 했다. 당시 업비트의 거래금만 하루 10조원을 넘겼다.
"체질변화 따른 과도기"
국내 코인 거래가 갈수록 위축되는 것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화와 국내 규제 강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국내 시장은 그동안 알트코인 거래 위주로 성장해왔지만 각국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비트코인(BTC)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알트코인은 규제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가 갈수록 줄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 조정과 이달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일시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반등해도 거래소를 통한 거래량 급증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물 ETF가 출시되면 거래소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의 거래량은 감소할 수 밖에 없고, 당국의 거래소와 시장에 대한 감시와 제제 강화로 알트코인도 거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코인 평가업체 대표는 "현재 코인 거래 감소는 과거 크립토윈터와 양상이 다르다"며 "지금 거래 감소는 단순히 비트코인 조정에 따른 단기 투심 위축이 아니라 ETF 출시, 규제 강화 등 제도화에 따른 시장의 체질과 구조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다시 시장이 살아날 수 있지만 시장의 체질이 바뀌면서 급등락 등 급격한 변동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되고 성숙해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