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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ADC에 힘 싣는다

  • 2024.07.03(수) 17:15

상장후 첫 유증 1400억 확보…기관투자자 설명회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를 열고 회사의 새 비전 'ABL 2.0'을 소개하고 있다./사진=김윤화 기자 kyh94@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제2의 도약에 나선다. 미래를 이끌 성장동력은 이중항체 기반의 ADC(항체약물접합체)다. 최근 1000억원대 개발자금을 유치했고 2026년까지 관련 신약후보물질 3개를 임상단계에 진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회사의 새로운 비전 'ABL(에이비엘) 2.0'을 소개했다.

ABL 2.0은 크게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임상데이터 고도화 △'ABL001' 등의 신약 출시를 통한 현금흐름 창출 △4세대 ADC 개발 3가지 줄기로 이뤄졌다.

이 중 핵심은 4세대 ADC 개발이다. 이를 위해 이달 상장 이후 처음으로 1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한국산업은행, 하나증권 등으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을 모두 4세대 ADC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전에는 신약을 하나 개발하고 기술이전하는 모델이었다면 이번 증자를 통해 막대한 자본이 들어오면서 신약개발에 속도가 붙게 됐다"며 "이 자금으로 ADC 관련 인력을 확보하고 임상을 하면 2028년이면 좋은 데이터가 나와 초대형 기술이전 딜(거래)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연구원이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암학회에서 신규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기반의 ADC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 손잡고 고형암과 혈액암을 타깃으로 한 'ABL202'를 개발해 2020년 중국계 제약사인 시스톤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한 적 있다. 최근 이 약물은 임상 1상 시험에서 혈액암 환자의 암을 완전히 없애는 등 우수한 약효를 나타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ABL 2.0 시대에 들어가기 위해 택한 4세대 ADC는 이전과 다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아직 국내외에서 ADC로 허가받은 적이 없는 표적에 결합하는 이중항체에 네덜란드 ADC 전문기업인 시나픽스의 링커와 'TOP1'이라는 페이로드(세포독성물질)를 붙이는 구조다.

이 대표는 "시나픽스의 링커와 페이로드 물질은 암젠이나 이노벤트, 젠맵 등의 글로벌 제약사를 통해 현재 임상 3상 시험에서 검증되고 있는 중"이라며 "이는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가 기술도입할 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를 통해 고형암 파이프라인 3개(ABL206·209·210)를 확보했고 전임상 시험에서 단일항체 약물보다 우수한 약효를 확인했다. 향후 미국법인에 이들 물질을 기술이전한 후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IND(임상시험신청)를 제출하고 2026년부터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후 임상시험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중국의 시스티이뮨이 최근 거둔 것과 같은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스티이뮨은 임상 1상 단계에 있는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 약 84억달러(11조6800억원)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반환의무가 없는 선급금만 8억달러(1조1100억원)에 달한다.

이 대표 "'ABL 1.0' 단계와 달리 이제는 임상단계에서 기술수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임상에서 기술이전이 되면 선급금이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규모 자체가 훨씬 커지고 저희의 재정적인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중항체 회사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ADC 전문 회사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에이비엘바이오는 대한민국 2세대 바이오기업 선두주자로 이에 걸맞은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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