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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AI신약학과 생긴다…이유 들어보니

  • 2024.07.13(토) 12:00

이용수 덕성여대 약학대학장 인터뷰
"AI신약 인재양성으로 제약발전 공헌"

이용수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학장)은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 국내에서 AI신약개발에 특화된 학과를 처음 설립했다"며 "우리의 사례가 전파 돼 다른 대학교에서도 AI신약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과정이 설립되면 좋겠다"고 했다./그래픽=비즈워치

인공지능(AI)은 방대한 데이터를 단기간에 학습해 질병을 치료하는 분자구조를 예측하는 등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인실리코메디슨은 46일만에 폐질환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 현재 임상시험 중에 있다. 구글의 자회사 아이소모픽랩스는 최근 모든 생명체의 생체구조를 예측하는 '알파폴드3' 모델을 공개했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도 전담부서를 꾸리고 AI신약개발 분야에 뛰어들었으나 아직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 기술격차가 크게 나는 편이다. 그 원인 중 하나로 전문인력 부족이 꼽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하 AI신약개발지원센터가 지난 2022년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및 AI 기업들은 신약개발 과정에 있어 AI 도입과 운용이 어려운 첫 번째 이유로 '숙련된 인력 부족 및 고용(88.2%)' 문제를 꼽았다.

산업계만의 노력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운 가운데 70년 역사의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이 국내 고등교육기관 중 처음으로 AI신약 전문인재육성에 나섰다. 최근 교육부로부터 AI신약학과 신설 허가를 받고 올해 첫 신입생 40명을 모집한다.

최근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덕성여대 약학관에서 이용수 약학대학 교수(학장)를 만났다. 학과 설립을 주도한 그는 내년부터 AI신약학과의 초대 학과장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제약산업에서 AI 기술이 필수가 된 시기에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 이 분야에 특화된 학부를 국내에 처음 설립하게 됐다"며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발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공헌했으면 한다"고 했다.

덕성여대는 AI신약학과를 지난해 신설한 가상현실융합학과와 데이터사이언스학과가 포함된 미래인재대학에 설치하고 초기에는 주로 약대교수진이 겸직을 통해 교육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AI신약학과는 총 4년의 커리큘럼으로 크게 △약학 △컴퓨터공학 △융합 3가지 과목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예정이다. 특히 졸업시기에는 1년간 학생들이 직접 신약개발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하고 신약후보물질(분자화합물)을 발굴하는 실습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다.

이 교수는 "약대는 AI신약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고 바이오공학과 등에는 AI신약개발 바이오벤처를 창업한 교수진도 있다"며 "약학대학 교수진이 몇 년간 AI신약학과를 꾸려나가면서 AI신약개발에 특화된 교수진을 채용해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약대에서는 제약회사 30곳 정도와 협력을 맺고 현장실습교육을 수행하고 있다"며 "AI신약학과 또한 저학년은 AI신약개발을 하는 제약회사에 견학을 보내고 고학년들은 현장에서 실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AI신약학과가 졸업생을 배출하며 자리를 잡은 뒤에는 제약산업에 종사하는 실무자를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확장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또 석·박사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대학원 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그는 "제약회사는 AI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지금은 AI와 신약개발 역량을 동시에 갖춘 융합형 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두 가지를 모두 배우려면 전문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4년의 시간도 짧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AI신약학과에서 가르치는 과목들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이 과정을 잘 따라오면 한국의 제약산업을 짊어질 수 있다고 다독이면서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라며 "우리의 사례가 전파가 돼 다른 학교에서도 AI신약개발 인재를 육성하는 과정이 설립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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