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거래가 급증하는 가운데 유동성이 부족한 일부 중소거래소에서 가격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거래량이 없고 호가가 형성되지 않아 주문 실수 땐 턱없이 높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테더(USDT) 마켓을 운영하는 가상자산거래소 포블게이트에서 비트코인이 70만테더(약 9억7790만원)에 거래됐다. 1억1000만원대의 비트코인이 무려 9배나 비싼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거래금액은 1521테더(약 200만원) 정도로 크지 않지만 매수인은 현 시세보다 9배나 비싼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입에 90%의 손실을 안고 시작하게 됐다. 이후 한시간만에 비트코인 가격은 8만1200테더(약 1억1300만원)로 돌아왔다.
이 같은 현상은 중소거래소의 경우 평소 비트코인 등 주요코인의 거래가 거의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거래와 호가가 없다 보니 아주 소액으로도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게 가능하다.
포블게이트 관계자는 "어떤 매도자가 한 명만 걸려라 하고 높은 가격에 걸어 뒀는데 급한 매수자가 가격을 체크하지 않고 거래했을 수 있다"며 "호가가 촘촘하지 않아 가격에 0을 하나 추가하면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발생한다. 거래량이 없다 보니 같은 코인이라도 대형거래소와 가격 차이가 10%이상 벌어진다.
실제 이날 오전 한때 앱토스(APT) 가격은 업비트에서 1만8200원인데 비해 고팍스에서는 1만5500원으로 15% 가량 차이가 났다. 평소 거래가 많은 알트코인 수이(SUI)도 고팍스에서는 4775원으로 다른 거래소에 비해 10% 정도 가격이 높았다.
중소거래소에서 주요 코인의 유동성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거래소가 유동성 공급과 호가 형성 등 거래에 관여할 수 없다 보니 주요 코인 투자자들은 거래가 활발한 대형거래소로 옮겨가고, 중소거래소에서는 단독 상장 코인 위주로 거래가 이뤄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인마켓거래소 등 중소거래소는 비트코인이 1억원을 넘고 도지코인(DOGE) 거래가 급증하는 등 시장이 활황을 맞아도 거래대금이 늘지 않고 있다"며 "메이저 코인은 대형거래소와 경쟁이 안돼 특화된 고객과 시장을 타깃으로 거래를 확대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