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의 폐렴구균 백신을 막으려고 화이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산 폐렴구균 백신 수출에 한 발 가까워졌다.
3일 오전 특허법원은 화이자와 자회사 와이어쓰 엘엘씨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금지 항소심에서 원고패소를 판결했다.
지난 2020년 화이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폐렴구균 백신원액을 러시아 제약사에 공급하는 것이 특허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자사의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의 특허권을 인정받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폐렴구균 백신('스카이뉴모')의 출시를 막은 적이 있다.
약 3년에 걸친 긴 재판 끝에 1심(서울중앙지방법원)은 화이자의 손을 들어줬다. 화이자는 이보다 앞서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소했고 무역위는 올해 2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백신 수출을 중단하라는 시정조치를 내렸다.
코너에 몰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1심 결과에 항소했고 약 1년 3개월만에 판결을 뒤집었다. 무역위의 판단에 대해서는 지난 4월 서울행정법원에 요청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현재 무역위를 상대로 행정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재판도 진행 중이다. 다만 화이자가 올해 6월 무역위에 SK바이오사이언스를 또 다시 제소하면서 분쟁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특허법원의 판결을 환영하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특허소송 남용을 적절히 견제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백신, 바이오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이 될 기술을 적극 보호할 수 있게 특허심판 제도의 정책적,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