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약 7배 증가하며 '연 매출액 6000억원'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영업적자 폭을 전년동기보다 줄였는데 지난해 인수한 독일계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IDT바이오로지카의 역할이 컸다.
1조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은 사노피와 진행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개발이다. 이와 함께 안동공장 증설, 글로벌 R&PD센터 신축 등 설비투자를 확대하며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IDT바이오로지카, 효자 노릇 톡톡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5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4%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영업적자는 15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적자 281억 대비 절반 가까이 적자 규모를 줄였다. 순적자도 41억원으로 같은 기간 137억원 순손실에서 적자폭을 줄였다.

매출이 지난 1년 사이 7배가량 증가한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인수한 독일계 CDMO 기업인 IDT바이오로지카의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IDT바이오로지카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183억원을 거뒀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5%에 달한다.
IDT바이오로지카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익성 개선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1분기 ITD바이오로지카는 운영 효율화 작업 등이 성과를 내며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백신 유통사업이 매출성장에 기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 프랑스계 제약사 사노피의 주요 백신 5개를 국내에 유통하는 계약을 사노피 한국법인과 맺었다. 올해 1월에는 백신 2종을 추가로 유통하기로 계약을 확대했다. 그 결과 1분기 사노피 백신 유통매출은 108억원으로 IDT바이오로지카 실적을 제외한 전체 매출에서 29.8%를 차지했다.
이밖에 독감, 수두 백신 매출이 해외 수출 확대로 늘어나며 실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1분기 독감과 수두백신 매출은 각각 38억원, 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0%, 104.1% 늘어났다. 다만 백신 중 매출액이 가장 큰 대상포진 백신은 지난해 지자체 공급물량이 몰린 기저효과 탓에 1분기 매출액이 141억원으로 전년대비 16.5% 줄어들었다.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 순항
든든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단기 실적개선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IDT바이오로지카 인수에 약 26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으나 여전히 1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1846억원에 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 영유아 대상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영유아 대상으로 한 20가 이상의 폐렴구균 백신이 임상 3상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연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 현재 개발 중인 21가 백신을 뛰어넘을 백신을 공동개발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계약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로부터 5000만유로(790억원)의 선급금을 받았다.
장기 성장을 위한 설비 투자도 늘리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의 상업화에 대비해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원액을 생산하는 안동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는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연구부터 상업생산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R&PD센터를 짓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는 한편, IDT바이오로지카의 안정적 성장, 자체 개발 백신의 신규 시장 개척 등으로 실적을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