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웹툰 플랫폼 '피너툰'이 일본 기업 아무타스(Amutus)에 매각된 지 6년만에 사업을 종료했다. 피너툰은 설립 후 10년간 여성향 웹툰을 주로 서비스하면서 플랫폼으로의 입지를 다졌으나, 계속되는 적자를 이기지 못했다. 야심차게 피너툰을 인수했던 모기업 아무타스는 한국 웹툰시장 환경에서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사업 종료 수순을 밟았다.
日 모기업 "韓 시장환경, 성장 어렵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웹툰 플랫폼 피너툰은 다음달 28일 서비스를 종료하고, 3월 31일 법인을 해산한다. 넥스큐브가 2015년 '피너툰'을 론칭한 지 약 10년 만이다.
피너툰은 20~30대 여성향 웹툰을 주로 서비스하면서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2019년 일본 웹코믹 플랫폼 '메차코믹'을 운영하는 일본 기업 아무타스에 인수됐다. 메차코믹은 일본의 웹 디지털 만화 플랫폼 중 트래픽으로는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앱에서의 존재감은 낮아, 센서타워 매출 기준으로 네이버의 '라인망가', 카카오의 '카카오픽코마' 등에 밀려 4위다.
아무타스는 한국 웹툰시장 진출의 일환으로 지난 2019년 피너툰을 인수했다. 국내 창작자 지원 서비스 '숄더' 운영사 비랩트, 웹툰 IP(지식재산권) 업체 크랙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기도 했다.
피너툰의 매출액은 2019년 22억원에서 2022년 131억원까지 뛰었으나, 2023년에는 117억원으로 역성장했다. 반면 적자 규모는 갈수록 늘었다. 피너툰에는 2019년 6억원 영업손실을 봤지만 2022년, 2023년에는 각각 20억원, 35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아무타스 측은 비즈워치에 "피너툰은 2023년 이후 한국시장의 경쟁 환경이 심화돼 사업실적이 악화되고 있었다"면서 "한국 웹툰 유통 플랫폼 사업의 시장환경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경영환경이 어렵고 사업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한국 웹툰 플랫폼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회사를 해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3월에 폐업하는데…소비자 발 동동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웹툰산업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약 10% 성장한 2조189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해외로의 웹툰 수출 매출이 증가했을 뿐, 국내 웹툰시장 매출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2024년에는 웹툰시장 전체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웹툰 시장은 성숙해 이미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로 대표되는 양강 플랫폼이 트래픽 과반을 차지하면서 굳건한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이 때문에 피너툰이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피너툰이 사업을 종료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게 됐다. 피너툰 플랫폼 내 웹툰의 소장권을 구매했더라도, 플랫폼이 문을 닫으면 소장권은 고스란히 무효가 된다. 전자책 사업자들이 사업을 종료할 경우 다른 전자책 사업자로 이관되지 못하면 콘텐츠는 결국 사라진다.
피너툰이 오는 3월 폐업을 앞둔 만큼 책임을 묻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무타스는 "피너툰 사이트에 작품을 제공해준 작가, 제작사, CP기업 등 거래처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피너툰은 작가와 작품을 수용 가능한 여러 기업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