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즈니'로 불린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IPO(기업공개) 후 잇따른 악재로 고심하고 있다. 주가가 반토막나면서 증권소송 전문 로펌으로부터 소송당할 위기에 놓였고, 노사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이용자들의 불매운동으로 앱 이용자 수도 감소 추세다.
공모가 대비 반토막…증권소송 우려도
21일 나스닥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웹툰엔터테인먼트(WBTN)는 지난 18일 11.74달러(한화 1만60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달 들어 공모가의 절반 수준인 10~11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 27일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공모가는 당시 희망범위 상단인 21달러였고, 상장 직후 장중 25.66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 8월 웹툰엔터테인먼트가 2분기 들어 766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급격히 하락해 12달러선까지 떨어졌다.
2분기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실적부진에는 급격한 이용자 수 감소가 있었다. 네이버웹툰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663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8% 줄었고, 월간결제이용자수(MPU)도 780만명으로 0.4% 줄었다. '라인망가'의 선전으로 일본에서의 MPU는 1.5% 증가했지만, 한국에서는 7.3% 급감했다.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소송에 나섰다. 로빈스 겔러 등 미국 증권소송 전문 로펌들은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증권신고서에 고의로 부정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소송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광고수익 둔화 △IP(지식재산권)수익 둔화 △환율 영향 등이 그 내용이다.
노사갈등·불매운동…내부 리스크도 산적
설상가상으로 노사 간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웹툰 노조는 지난 4월부터 임금 단체협상을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지난 8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IPO에 따른 추가보상이 쟁점이다. 노조는 김준구 대표에게 집중되는 등 일부 임원에게만 혜택이 돌아갔다며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IPO에 따른 성과보수로 3000만달러(약 416억원)을 받았고, 주당 11.04달러에 웹툰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 직원의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20달러 이상으로, 현재 주가보다 높아 수익실현이 어렵다.
또다른 변수는 주요 시장 중 한 곳인 국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불붙고 있는 불매운동이다. '이세계 퐁퐁남'이라는 웹툰이 네이버웹툰 공모전을 통과하면서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퐁퐁남'은 연애경험이 많거나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과 결혼한 기혼남성을 조롱하는 신조어다. 일부 이용자들은 여성혐오, 성별갈등을 조장하는 작품을 통과시켰다면서 불매운동에 나섰다.
불매운동 후 네이버웹툰 앱 일간활성이용자수(DAU)도 영향을 받았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4일까지 네이버웹툰 DAU는 450만~480만명을 오갔으며, 평균 DAU는 466만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지난 5일(445만명)부터 430만~440만명을 오가는 수준에 머물렀고, 지난 12일에는 420만명까지 떨어졌다.
네이버웹툰은 겹겹이 쌓인 악재를 돌파하기 위해 광고·마케팅사업과 웹툰 IP 확장에 힘을 쏟고 있지만, 단기적인 주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적자 예상돼 단기 주가 부진이 전망된다"면서 "지속 가능한 이익 성장을 보여주거나(광고 성장이나 웹툰 침투율 낮은 지역에서의 구조적 성장), 흥행 IP 배출해야 편안한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