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자사 MMORPG(다중역할접속수행게임) '리니지2M'의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엑스엘게임즈,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소송을 낸 지 2년만에 1심에서 패소했다. 엔씨소프트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심 패소…소송비용 전액 부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는 23일 오후 엔씨소프트가 엑스엘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소송 선고심에서 "원고(엔씨소프트)의 피고들(엑스엘게임즈,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소송비용은 엔씨소프트가 부담한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2023년 4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게임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 게임 리니지2M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를 제기했다. '아키에이지 워'가 글로벌 출시된 지 약 보름 만이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저작권 침해 요소를 크게 △아이템 강화 △클래스(직업) △게임 시스템 △게임 이용자 인터페이스(UI) △아이템 수집(컬렉션) 등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엔씨소프트는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의 강화 매커니즘을 모방했으며 강화 주문서, 강화를 시도하기 위한 특수 아이템의 명칭과 효과가 같았다고 주장했다. 캐릭터 능력을 보조하는 시스템을 비롯한 요소와 환경설정, 거래소 등 사용자환경(UI)도 아키에이지 워와 유사하다고 봤다.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엔씨의 주장은)동종 장르의 게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게임 내 요소 및 배치 방법에 대한 것"이라면서 "법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웹젠·레드랩게임즈 소송 귀추 주목
게임업계는 엔씨소프트가 제기한 또다른 저작권 소송의 귀추에 주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2월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롬(ROM: Remember Of Majesty)' 또한 자사 '리니지W'를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웹젠의 'R2M' 또한 '리니지M'의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낸 바 있다. 법원이 지난해 8월 1심에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며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줬지만, 웹젠이 항소하면서 2심을 진행 중이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카카오게임즈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엔씨소프트 측은 "판결문을 면밀하게 검토 후 상급 법원을 통해 다시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