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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제가 주워온 세상 이야기, 담아갈래요?

  • 2019.09.27(금) 17:51

점 찍고 살벌하게 돌아온 LG

착하고 겸손했던 주인공이 온갖 풍파와 고난을 겪고 독한 모습으로 확 변신해서 돌아오는 역관광 스토리. 많이 보셨었죠? 지금 LG가 딱 그래요.

 

말리지마 나 이제 달라질거야

원래 LG는 사람을 존중하는 인화를 강조하면서 겸손하고 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잘난 부분이 있어도 겸손하게.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 

그러면서 동네 사람들~ 저 잘한 것 좀 보세요! 하고 쩌렁쩌렁 자랑하는 게 아니라 조금 숨기더라도 부풀리지 않는 투명한 마케팅 전략 방식을 택해왔죠. 

LG 뭐하냐 오죽하면 내가 해도 LG보단 마케팅 잘하겠다 으 답답해 ! 라는 우스갯소리가 온라인에서 퍼질 정도였으니까요.

 

읭 언제부터 바뀐거?

점 찍고 돌아와 이 악물고 변신을 시작한 시점은 젊은 총수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던 즈음.

이 시기에 주요 업종인 디스플레이의 실적이 점점 저조해지고, 야심차게 출시한 8K TV를 놓고 경쟁사인 삼성과 싸움을 벌이고 있는 데다 SK 이노베이션과 배터리 기술 유출로 소송을 벌이게 되면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 된 LG. 그러다 보니 나 이제 바보같이 안 참아! 너네 다 드루와! 하고 흑화하게 된 거죠. 

가장 도드라진 부분은 두 가지.

①성과주의 중심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②경쟁사와의 피 터지는 싸움인데요.

잘나가던 LG 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한상범 부회장을 내리고 LG화학의 정호영 사장을 올리는 인사 조정을 했어요. 정기 인사도 아닌데 최고 경영자를 바꾸는 흔하지 않은 인사 조정을 감행한 거죠.

게다가 대대적으로 LG 디스플레이에서는 임직원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전체 인력의 20% 정도인 5000명을 줄일 예정이라고 해요. 스마트폰 사업에서 만년 적자를 보던 LG전자는 평택에 있던 공장의 문을 닫기까지 했죠. 내부에서는 한차례 피바람이 불었고, 바깥으로는 경쟁사와 박 터지게 싸우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렇게 보니 요즘 LG의 행보가 이상하게 보이지만은 않아요.

 

LG가 연 소송 파티 (feat. SK 이노베이션, 삼성전자)

LG가 연 소송 파티에는 SK 이노베이션과 삼성전자가 참석한 상태인데요. 지난 4월 LG화학은 SK 이노베이션이 자사 배터리의 영업 비밀을 유출했다면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어요. 이후 5월에는 경찰청에 산업 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한 혐의로 형사 고소를 하면서 제대로 선빵을 날렸고, 이에 SK 이노베이션도 국내외 소송으로 응수하면서 사태가 격해졌죠.

삼성과는 8K TV로 싸우고 있어요. 9월 초 독일에서 열린 국제 가전 전시회 IFA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TV의 화질 선명도가 국제 표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공개적으로 깠거든요.

며칠 뒤에는 직접 설명회를 열어 삼성전자의 TV를 분해하며 "백라이트 없이 자체적으로 빛나지 못하면서 8K라고? 너네 제대로 만든 게 아니면서 비싸게 팔면 소비자 기만 아니야? 소비자가 모른다고 그렇게 해도 돼?"하며 또 한방을 날렸죠. 

이에 삼성전자가 사실이 아니라며 대응했지만 상황은 점점 산으로... 급기야는 삼성의 8K QLED TV 광고가 과장된 허위 광고라면서 처벌해줘!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하는 상황까지 왔어요.

이뿐만이 아니에요. 24일에는 유럽 가전업체 3개사를 상대로 유럽에서 판매 중인 양문형 냉장고가 LG전자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어요. 또 같은 날 직접 삼성전자의 QLED TV를 해체하며 LG의 OLED TV와는 다르게 자체 발광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죠.

 독해져서 돌아온 LG의 모습이 신선한데요. 일부에서는 이런 LG의 모습을 소모적 경쟁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소비자는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까 관심갖고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나 떠나기 싫은데 2년만 더 살자

정부가 서민들의 주거 생활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기로 했어요. 오호? 법이 개정되면 기존 전월세 2년 계약기간 보장이 2+2년, 총 4년으로 늘어난대요.
 

헐 4년이나 살 수 있다고?

2년을 다시 연장할 때 임대료 인상 폭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요. 이거 이거 집주인에게만 불리하다는 목소리도 들리네요. 부작용으로 급격한 전월세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는데요.  

반대로 계약기간 끝나면 메뚜기처럼 이리 폴짝, 저리 폴짝 이사 다니던 분들에겐 좋은 소식.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세 들어 사는 사람들에게 준다고 해요.
 

계약갱신청구권? 그게 무엇?

지금은 전세든 월세든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사람은 계약 기간이 최대 2년까지만 법으로 보장돼요. 상가건물 세입자는 최근에 상가 임대차 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건물주에게 추가 계약을 요구할 수 있게 됐지만, 주택 세입자는 그렇지 못했죠.

근데 앞으로는 계약기간 2년이 끝난 뒤 딱 한 번, 세 들어 사는 사람의 의견대로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권리가 법으로 보장될 수도 있어요. 기본 임대차 계약 기간을 아예 3년으로 늘린 뒤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최장 6년(3년+ 3년)을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하네요.

법이 개정되면 집주인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2년 연장 계약을 받아들여야 해요. 물론 세입자가 원할 경우에요.

2+2년, 총 4년은 다른 걱정 없이 한 집에서 쭉 살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거죠.

 

근데 집주인이 중간에 월세 올려달라고 하면?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를 집주인 마음대로 올릴 수 있으면 4년 주거 보장이 큰 의미가 없겠죠. 그래서 정부는 보완책으로 전월세 가격 인상에 제한을 두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도 같이 검토하고 있어요. 전월세 상한제가 도입되면 첫 2년 계약기간이 지나고 2년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를 올려도 5%를 넘지 못해요.

 

그럼 세입자는 법이 바뀌면 무조건 개이득?

꼭 그렇지는 않아요. 주거 보장 기간을 늘리고 집세 인상을 억누르면 당장은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 이득을 보겠지만, 집주인들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거에요. 

집주인에게만 불리할 수 있는 제도가 새로 도입되면 전월세 물량 자체가 줄거나, 집주인들이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든 손해를 메우려고 하겠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집세가 올라 세입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요.

 

독일 사람들은 2년마다 이사 안다닌다더라 

독일은 민간 임대 비중이 무려 50.4%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에요. 두 명 중 한 명은 남의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다는 말. 수치는 비슷한데 시장은 독일이 훨씬 안정적.

이렇게 민간 임대 비중이 높을 수 있는 원인은 안정적인 임차제도에 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은 이상 임대차 계약 기간은 무제한인데다 임대료 상한선이 있기 때문에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올릴 수가 없어요,

또한 집세를 받는 것 자체를 하나의 혜택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제도를 바탕으로 집주인과 세입자의 관계가 갑을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주거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고 해요.

 

잠깐 시간있으면 더 보고가줍

나 회사 안가! 기후 위기 때문에 

기후 파업이 전세계에서 릴레이로 일어나고 있어요. 이번주 초에는 유엔 기후 정상 회의가 열렸고, 이 일정에 맞춰서 20일부터 일주일 동안 전 세계에서 기후 파업을 선언하고 나선거에요. 우리가 잘 알고있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테크 회사 직원들도 기후 위기에 일조하는 회사의 경영 방침을 비판하면서 큰 규모로 참여하고 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에 시민들이 모였어요. 기후 위기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서요.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은 OECD 국가 중 1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7위로 '기후 악당'이라고 불릴 만큼 지구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불구하고 그 대응은 너무 안일하다는 거죠.

이미 올해 들어 영국, 프랑스, 독일, 뉴질랜드 등 10개 나라는 점점 더 커지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따라서 기후 위기를 선포한 상태에요. 대부분이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에 도전하겠다고 한 상태!

산업혁명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이 1도나 올랐대요. 폭염, 강추위같이 폭풍 날씨 변화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우리도 이 기후 변화 문제에 관심 좀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뭐? 담뱃값 또 올린다고? 애연가 줍줍러들 부들부들...

애연가 줍줍러 여러분 큰일났어요. 정부가 액상 전자담배 세금을 올릴지 검토하겠다고 하네요. 일반 담배와 세금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인데요.

올 상반기 일반 담배 판매량은 작년보다 0.6% 줄었고(16억 7000만갑), 전자담배 판매량은 24.2% 증가했어요.(1억 9000만갑). 

하지만 신종 액상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일반 담배의 43.2% 수준에 불과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죠. 세금 인상이 아직 확정된 건 아니고, 올해 연말까지 연구 기관에 조사를 의뢰한 뒤 판단하겠다고 해요. 

궐련형 전자담배도 판매량이나 해외 사례를 고려해 세율 조정할지 말지 생각 좀 해보겠다네요. 일반 담배에 대해서는 세율 조정 계획이 없다고 하고요. 

애연가들은 세금 형평성이 맞아서 웃어야 할지, 세금이 올라서 울어야 할지 모르는 웃픈 상황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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