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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년…경제]⑥ 번외편-中·日의 1년

  • 2013.12.31(화) 10:09

中 '진핑노믹스' 본격화 움직임
日 아베노믹스 '불안한 합격'

지난해 우리나라 대선과 비슷한 시기에 중국과 일본에도 새로운 정권이 등장했다. 중국의 경우 지난 3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공식 취임했지만 사실상 지난해 말부터 중국을 이끌기 시작했다. 지난 1년 간 중국 경제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개혁과 도시화를 외치며 안정 속의 성장을 기치로 내걸었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 혹은 경착륙 여부는 곧바로 국내 기업과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12월 26일로 1주년이 된 아베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는 무제한 돈을 풀어 경기를 활성화하는 '아베노믹스'로 일단은 합격점을 받았다.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일본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우리 수출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등 경제적 파장이 적지 않다. '근혜노믹스'와 비교되는 두 이웃 나라 새 정부의 지난 1년 경제를 되돌아본다.


◇ 리커노믹스(likonomics)에서 진핑노믹스(jinpingnomics)로?

중국의 '리커노믹스'는 과거 중국의 고성장정책을 사회안정과 균형 발전으로 바꾼다는 확실한 목표를 설정해 두고 있다. "성장이 잠시 주춤하더라도 체제의 안정 속에 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메시지를 글로벌시장에 명확히 했다. 실제로 지난해 13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8% 성장을 밑돌았던 중국 경제는 올해에도 7.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커노믹스가 강조하는 개혁과 구조조정은 계속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대목은 리커노믹스가 진핑노믹스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중국 정부의 권력 구도가 '국가주석-총리 2인 체제'에서 '시 주석 1인 체제'로 변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역대 중국 정권에서 총리가 담당해 온 경제 개혁과 외국 대사 접대 업무를 시 주석이 직접 관장하면서 리 총리의 입지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 11월 열린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도 경제 개혁안을 주도적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 주석은 회담 자리에서 직접 루 장관에게 경제 개혁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 장관은 리 총리와는 아예 만나지 조차 않았다.

지난해 처음 시진핑 정부가 들어설 당시 리 총리는 농촌 지역을 개발시키는 도시화가 국가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리커노믹스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농촌의 도시화'가 추진됐다. 그러나 최근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농촌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소도시를 더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내년에도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 경제 구조개혁을 이룰 지는 진핑노믹스에 달렸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진핑노믹스 성공을 위해 우리돈 3500조원에 달하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금융개혁, 부동산 과열, 빈부격차, 환경문제 등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아베노믹스는 '일단 합격'…그러나 불안

2013년은 일본의 근본적인 경제 틀이 바뀌기 시작한 한 해였다. 경제부흥을 위해 시장에 무제한 돈을 풀어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에서 탈출하고, 엔저를 발판으로 수출을 확대한다는 '아베노믹스'가 1년 내내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 덕에 20년 가까이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물가는 1%대 상승했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무려 2.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증시도 6년여 만에 16,000선을 돌파하는 등 1년 동안 무려 50%나 올랐다. 증시가 폭등하자 일본 상장사의 시가총액도 함께 급증해,올해 시가총액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커진 상장사 수가 478개(전체 상장사의 13%)에 달한다.

 

도요타가 세계 1위 자동차업계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전자업계도 옛 영화를 회복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 시가총액이 2.3배 증가한 파나소닉은 TV와 반도체 부문 등의 구조조정 성공으로 곧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내년 6월 여성 고용 확대와 농업, 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새 성장전략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런 화려한 성적표에도 아베노믹스를 성공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불안한 합격'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일본은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에도 불구,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도 급증해 사상 최장기간인 17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수출에는 비상이 걸리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 30일 장중 한때 100엔당 999.62원까지 하락하며 2008년 이후 5년여만에 1000엔대 밑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품목이 많은 우리로서는 내년 수출경쟁력 약화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도 소비세 인상은 아베노믹스 2년차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현행 5%의 소비세율을 내년 4월에 8%로, 2015년 10월에 10%로 올리기로 했다. 기업들의 투자 확대나 임금 상승, 가계 지출 확대 등 실질적인 경제 회복에 대해선 아직 판단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 아베 정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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