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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vs 재계]⑦ CJ그룹 이재현 회장

  • 2014.01.28(화) 14:20

법원, 다음달 각각 '父子 선고'
신장이식 수술…재판부에 복귀 호소

삼성家 상속 소송의 당사자인 이맹희씨는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이맹희씨의 장남, 말그대로 삼성가의 장손이다. 그런 삼성의 장자-장손이 다음달 제 각각 다른 재판부에서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박근혜 정부 이후 재계 사정의 1호는 CJ그룹이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해외법인 등을 통해 수천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CJ그룹 본사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수사 시작 두 달만에 검찰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해 탈세·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이 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CJ그룹 수사 시작 9개월 만인 오는 2월 14일 예정돼 있다.


▲ 구속집행정지가 연장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17일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이명근 기자 qwe123@

◇ 검찰-변호인 치열한 쟁점 공방

 

 

 1657억원 규모의 탈세·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심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가 맡고 있다. 지난 14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6년에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 열리는데 재판 내내 검찰과 변호인 간에 뜨거운 법리 논쟁이 이어졌다.

먼저 세금포탈에 대한 부분에서 검찰은 이 회장이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CJ주식을 사고팔면서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 등 500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 회장 측은 신주인수권부전환사채(BW)를 발행해 취득할 당시에는 소득세를 낼 의무가 없었기 때문에 고의로 조세포탈을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또 "SPC는 이 회장과는 별개의 독립된 법인이기 때문에 세금은 이 회장이 아닌 SPC가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국내외 법인자금 603억여원을 빼돌려 고급 와인과 미술품, 자동차 구입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검찰이 603억여원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과 자금흐름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입증하는 책임은 검찰에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 이 회장 측은 이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삼성계열 분리 직후 임직원의 동요를 막기 위해 격려금 등 공적자금으로 사용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2007년 1월 이 회장이 일본에 건물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면서 CJ일본법인 소유의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고, CJ일본법인에 연대보증을 하게 한 것을 각각 횡령과 배임, 별개의 범죄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변호인단은 하나의 대출을 받기 위해 일어난 일련의 담보제공 행위인 만큼 별개의 범죄로 기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 '시한부 인생' 복귀 호소

이재현 회장은 현재 신장이식 수술로 구속 집행 정지 처분을 받아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러나 1심 선고에서 실형을 받게 되면 구속 집행 정지가 연장되지 않는 한 감옥으로 가야한다.

이 회장은 1심 재판 진행 도중 마스크를 쓰고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여러 차례 출석했다. 지난해 가을 신장이식수술을 받고 잠시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면역 이상으로 인한 바이러스 간염으로 지난해 11월에는 병원에 다시 입원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열린 결심공판에 나온 이 회장은 눈물의 최후진술을 했다. 삼성에서 분리해 독립하는 과정을 회상할 때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자랑스러운 장손이 되고자 밤낮으로 일만 했다"면서 "신장을 이식받은 50대 환자의 남은 수명이 평균 15~20년으로, 나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CJ그룹은 지난해 5월 검찰 수사 이후 6000억원대의 투자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중국, 베트남에서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최종 인수 전 단계에서 중단됐다. CJ프레시웨이 역시 중국과 베트남 급식시장 진출이 연기됐으며, CJ대한통운의 경우 미국 종합물류업체 인수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재계는 최고경영자의 장기 부재가 CJ그룹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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