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국민연금 '투자 블랙리스트' 도입 검토

  • 2019.07.15(월) 11:07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후속조치]④책임투자 활성화
ESG 문제기업 '네거티브 스크리닝'으로 비중 제한·투자 배제
ESG평가지표 개선…외부선 "책임투자분과 역할강화" 주장도

'기금을 관리·운용하는 경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대상과 관련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지침 제17조는 수익 등 재무적요소와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도 고려하는 책임투자 내용을 담고 있다. ESG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라는 필수사항이 아닌 '할 수 있다'는 선택의 영역으로 남겼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기금의 4.2%에 불과한 비중으로 책임투자를 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그동안 국민연금에 책임투자는 선택의 문제였다. 이는 책임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다른 해외의 국가들과 상반된 모습이다. 유럽의 책임투자 규모는 이미 50%를 넘어섰고 미국(38%)도 상당부분을 책임투자로 진행하고 있다.

책임투자에 소극적 행보를 보여온 국민연금이 지난 5일 제6차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통해 책임투자 활성화방안(초안)을 내놨다. 책임투자 범위, 구체적 활동방안, 책임투자 전담인력 보강, 위탁운용사 책임투자 강화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국민연금은 향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기금운용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9월에 확정할 예정이다.

새롭게 내놓은 책임투자 활성화방안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책임투자 전략' 부분이다. ESG관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산업이나 기업에 투자를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방식의 도입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투자의사결정 시 ESG요소를 일부 반영하는 수준으로 책임투자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책임투자분과까지 만들었지만 책임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다분했다. 때문에 네거티브 스크리닝 방식의 도입검토는 기존보다 더 적극적으로 책임투자를 이행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은 네거티브 스크리닝을 도입하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적용(범위)할지도 고민하고 있다. 크게 투자배제와 비중제한으로 적용범위를 나눴다.

투자배제는 무차별 살상, 대규모 인명피해 등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과 관련된 기업의 투자금을 전면 회수하는 강력한 방식이다. 비중제한은 기업과의 대화 등 수탁자책임활동을 통해 사안의 중대성과 개선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된 기업에 투자비중이 최대 벤치마크(BM)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법이다.

다만 무작정 투자배제로 가는 것은 국내 주식 및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국민연금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투자배제로 이어지면 수익률이 하락해 전체 기금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노르웨이국부펀드(GPFG)는 해외투자만 진행하기 때문에 투자배제를 해도 다른 기업에 투자할 수 있지만 국내 투자비중이 높은 국민연금은 대체할 수 있는 투자기업이 없다"며 "무작정 투자배제를 하면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ESG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 비공개대화 등 수탁자책임원칙을 먼저 이행한 뒤 비중제한, 투자배제 등 단계적 접근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네거티브 스크리닝 방식을 도입하면 국내외 주식에만 적용할지 아니면 국내외 주식과 채권 모두에 적용할지도 논의하고 있다. 4월 기준 국민연금의 투자구성은 ▲주식(38.2%) ▲채권(50.2%) ▲대체투자(11.6%)로 이루어져 있다.

해당 투자전략을 진행할 책임투자 담당 조직의 역량강화도 추진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수탁자책임실, 책임투자팀, 주주권행사팀 인력을 확충(현재 16명에서 30명으로 증원)하고 기금운용본부의 책임투자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기금운용본부의 ESG평가체계도 개선한다. 국민연금은 2015년부터 재무적 데이터와 ESG리서치 결과를 통합해 책임투자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ESG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개선안은 기업의 ESG관련 위험수준을 반영하거나 수익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위법, 부당행위를 한 이사가 계속 재임해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이를 방지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지 여부를 평가지표에 반영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ESG평가지표를 토대로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의사결정은 기금운용본부가 결정하도록 했다. 필요할 경우 수탁자전문위의 책임투자분과와 논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종오 사무국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때 투자의사결정을 내린 곳이 기금운용본부였다"며 "필요시에만 수탁자전문위 책임투자분과를 찾겠다는 것은 책임투자분과의 역할을 도외시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시리즈 끝]

눈과 귀를 열면 돈과 경제가 보인다[비즈니스워치 유튜브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