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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와 분쟁서 승기?…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밑그림 완성될까

  • 2025.02.17(월) 07:50

어펄마 풋옵션 가격, 신창재에 유리
어피너티와 가격 분쟁 결과 주목
풋옵션 분쟁 마무리돼야 지주사 전환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어피너티 컨소시엄(이파 어피너티)과의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가격 분쟁에 마침표를 찍고 지주사 전환을 본격화할지 관심이다. 최근 또 다른 풋옵션 가격 분쟁 대상이던 어펄마캐피탈(이하 어펄마)과의 분쟁을 마무리한 까닭이다.

특히 어펄마의 풋옵션 행사 가격이 신창재 회장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향후 어피너티와의 가격 분쟁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교보생명이 추진했던 지주사 체제 전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어피너티와의 풋옵션 가격 분쟁이 어펄마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신창재 회장, 사모펀드 분쟁 마침표 찍을까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어펄마와 어피너티 등 사모펀드와 풋옵션 행사 가격을 두고 지리한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 중 한 곳인 어펄마와의 가격 분쟁이 최근 마무리됐다.

어펄마는 지난 2007년 교보생명 지분 5.33%를 주당 18만5000원에 인수했다. 어피너티는 지난 2012년 지분 24.01%를 주당 24만5000원에 매입했다. 두 사모펀드는 교보생명이 특정 기간 내 상장하지 못할 경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으로 주주간 계약을 맺었다. 상장시점 기준은 어펄마가 2012년, 어피너티는 2015년이다.

교보생명이 생명보험업계 업황 악화 등의 이유로 상장하지 못하면서 두 곳 모두 신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한다. 다만 가격이 문제였다. 어펄마는 2018년 신 회장을 상대로 주당 39만7900원에, 어피너티는 40만9912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풋옵션 행사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맞섰고 어피너티 측이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ICC는 신 회장이 풋옵션을 이행해야 하는 의무는 있지만 사모펀드가 제시한 가격에 매수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판결했다.

이후 분쟁을 진행해오다 신 회장과 어펄마는 최근 가격 합의에 이르렀다. 어펄마의 풋옵션 행사가격인 주당 19만8000원은 당초 제시했던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신 회장(약 20만원)이 주장한 가격에 근접하다.

어피너티와의 분쟁은 지난해 12월 ICC가 2차 중재에 나선 상태다. ▷관련기사: 신창재-어피니티 풋옵션 분쟁 마무리 수순?…이젠 '가격' 싸움('24년 12월19일)
 
신 회장이 감정평가기관을 선임해 풋옵션 가격을 다시 산정, 신 회장과 어피너티의 풋옵션 가격이 10% 이상 차이나면 어피너티가 제3의 평가기관 3곳을 선정해 풋옵션 가격을 다시 제시한다. 이 가운데 신 회장이 1곳을 선택해 최종 제3의 평가기관에서 풋옵션 가격을 결정하라는 내용이다. 이에 신 회장은 EY한영을 선정해 공정시장가격(FMV) 산정을 진행하고 있다.

어펄마와 합의한 가격이 신 회장이 주장한 가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어피너티와의 가격 분쟁에서도 신 회장에 유리한 가격대로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창재 회장 밑그림 완성은 언제쯤

교보생명은 지주사 체제 전환과 기업공개를 추진해왔지만 사모펀드와의 분쟁으로 '멈춤' 상태다. 지난 2021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고, 2023년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신 회장이 원했던 가격대에서 어펄마 지분 5.33%를 인수한 만큼 어피너티와의 풋옵션 가격 분쟁이 마무리되면 지주사 체제 전환을 본격화하고 이후 상장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신 회장과 어피너티 측이 산정한 풋옵션 행사가격이 중요하다. 어펄마의 행사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되면 신 회장이 어피티니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평가다. 현재 신 회장은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자금조달할 것으로 알려진다.

교보생명의 주요 주주들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신 회장 결정에 우호적이라는 점에서도 가격 분쟁 외 지주사 전환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 측은 신 회장과 사모펀드 간 분쟁이라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분쟁이 해결되면 지주사 전환과 상장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로 생보업 전망이 긍정적이진 않아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면 지주사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어피너티와의 분쟁이 어펄마와 비슷할 결과로 마무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 역시 4곳의 자금이 모여 투자한 만큼 섣불리 엑시트 전략을 가져가기보다 가격을 둘러싼 대립이 지속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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