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과 사모펀드의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갈등의 중심이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를 비롯해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을 신한투자증권 등 금융사에 매각했다.
교보생명은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와도 조만간 협상에 나서 풋옵션 분쟁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계획이다. 이어 그 동안 멈춰있던 지주사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와 GIC는 각각 교보생명 보유 지분 9.05%와 4.5%를 신한투자증권 등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23만40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어피니티는 풋옵션 행사가격으로 40만원 이상을 제시한 반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약 20만원을 주장했다. 최종 행사가격은 앞서 풋옵션 분쟁을 마무리했던 어펄마(19만8000원)보다는 높지만 신창재 회장이 제시했던 가격에 근접한 수준이다.
어피니티의 새로운 리더십 체제 아래서 지속적인 소통과 원만한 합의를 도모했고, 이를 계기로 조속한 타결에 이르게 됐다는 평가다. 어피니티 관계자는 "모든 이해 당사자들과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의 협의를 거쳐 합의점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인 IPP PE·EQT(각 5.23% 보유)와도 조만간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의 협상을 마무리하면 7년간 이어져온 풋옵션 분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교보생명이 풋옵션 분쟁에서 벗어나면 추진 동력을 상실했던 지주사 체제 전환과 기업공개 등에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지난 2021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고, 2023년에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는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에 협상이 성사된 점을 기쁘게 생각하고 어피니티와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 향후 다른 기회로 협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 작업과 미래지향적 도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