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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객이 먹여살려온 아베의 고향

  • 2019.07.30(화) 05:59

아베 총리 지역구 야마구치현, 관광객 태반이 한국인
후쿠오카등 자민당 정치적기반 지역도 한국 의존도 높아
"일본여행 불매운동은 아베내각 압박하는 가장 효과적 수단"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부산과 마주보고 있는 일본 야마구치현(山口縣).

근·현대 일본 극우정치의 본거지로 불리는 이곳은 안중근 의사가 암살한 일본 초대총리 이토히로부미,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주역 가쓰라 다로의 고향이다. 역대 최장수 일본총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아베신조의 정치적 고향도 이곳이다.

아베 가문은 대대로 야마구치현에 기반을 뒀다. 아베는 도쿄에서 태어났지만 1993년 제40회 일본 중의원 선거 때 암으로 사망한 아버지 아베 신타로의 지역구(야마구치현 제1구)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996년부터 야마구치현 제4구에서 내리 8번 연속 연임에 성공, 지금까지 총 9선에 이르고 있다. 야마구치현은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전원이 자민당 소속일 정도로 정치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하다.

야마구치현은 최근 일본불매운동의 상징인 유니클로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니클로는 1949년 야마구치현에서 창업한 양복점이 모태다.

이러한 야마구치현의 관광산업은 사실상 한국인이 먹여살려왔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최신 통계인 2017년 기준 야마구치현에서 숙박한 외국인관광객은 9만5830명인데 이중 한국인이 4만5840명(48%)으로 압도적 1위다.

2위 대만(1만3100명)부터 5위 태국(4700명)까지 4개 국적의 관광객을 합쳐도 3만4200명으로 한국인에 못 미친다. 야마구치현의 한국관광객 비중은 어느 날 갑자기 늘어난 것이 아니다.
 
야마구치현은 매일 부산을 오고가는 정기여객선이 입항하는 시모노세키를 해상 관문으로 두고 있어 한국 관광객이 유독 많다. 시모노세키가 바로 아베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 제4구다. 야마구치현의 또 다른 관문 야마구치우베공항의 이용객도 92%가 한국인이다.

시모노세키와 칸몬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는 큐슈지역의 후쿠오카현은 아베내각 재무장관이자 '망언 제조기'로 유명한 아소다로 부총리의 지역구(후쿠오카현 제8구)가 있다. 아소다로는 이곳에서 13선을 기록 중이고, 후쿠오카현 전체 11개 중의원 지역구의원 전원이 자민당 소속이다.

후쿠오카현 관광산업도 두말할 나위 없이 한국인이 먹여 살린다. 2017년 후쿠오카현에서 숙박한 외국인관광객 301만6410명 가운데 한국인은 149만8030명으로 50%에 육박한다. 후쿠오카현의 관문인 후쿠오카공항, 기타큐슈공항 이용객도 각각 63%, 91%가 한국인이다.

일부에서는 일본여행 불매운동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지만, 이러한 통계는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아베정권을 압박할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일본을 찾는 관광객의 국적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대만·홍콩 등 동북아시아 지역이 70%를 넘는다. 그러나 이들이 찾는 지역은 제각각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은 도쿄, 오사카, 교토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또한 대도시는 중국인 외에도 수 많은 국적의 관광객이 찾기 때문에 특정 국적 관광객의 불매운동이 도시 전체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오사카(한국인 숙박객 비중 21%)를 제외한 도쿄(8.3%), 교토(5.7%) 지역의 한국인 숙박객 점유율은 한자릿수다.

반면 한국인 관광객은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 위주에서 벗어나 지방 중소도시를 적극 찾았고, 그 결과 야마구치와 후쿠오카처럼 한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절대적인 지역이 많이 생겨났다.
 
벳푸온천으로 유명한 오이타현은 숙박객 68%가 한국인이다. 대마도가 속한 나가사키현, 코난마을로 유명한 돗토리현, 아소산이 있는 구마모토현도 한국인 관광객 비중이 최소 3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야마구치 요시노리 현지사가 한국인의 일본여행 불매운동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한 사가현도 한국인 관광객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지역이다.

최근 일본 중의원·참의원 선거 결과를 보면 이들 지역도 정치적으로는 보수색채가 강하다. 아베정권의 주요 정치적 기반인 셈이다. 아베정권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방창생(地方蒼生)을 외치며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인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의 표심을 다독여왔다.

일본여행 불매운동은 이러한 아베정권과 중소도시의 연결고리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흐름이다. 관광산업 종사자들에게 정치적 성향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지방도시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저가항공사들의 집중 취항으로 한국관광객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일본여행 불매운동 여파가 대도시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정의당이 주최한 '아베내각의 경제도발 의미와 우리의 대응' 토론회에 참석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아베 내각에게 가장 효과적인 압박수단은 우리 국민들이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라며 "아베의 정치적 기반인 중소도시와 농촌 유권자들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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