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상반기가 이제 한 주 남았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더 의미가 큰 시점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4월 시작된 취득세 감면 조치가 단 2개월여만에 종료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 걱정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장마와 무더위, 여름 휴가가 겹치는 7~8월은 거래 공백기다. 취득세 감면을 노리는 수요자들마저 벌써 끊겨서 몇달 동안은 손가락만 빨 형편이라고 중개업소마다 푸념이다.
◇ 여름 비수기 앞두고 서울 아파트값 4주째 내리막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하락하며 4주째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신도시(-0.01%)와 수도권(-0.01%)도 동반 약세였다. 서울에서는 ▲송파(-0.20%) ▲강남(-0.12%) ▲강동(-0.09%) ▲관악(-0.09%) ▲서초(-0.07%)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재건축 아파트 값은 한 주 사이 0.4% 떨어졌다. 송파와 강남은 각각 0.87%, 0.56% 내렸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3000만~4000만원씩 값을 내렸다. 4~5월께 거래가 몰리면서 올랐던 매도호가가 추풍낙엽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4단지도 500만~2000만원 떨어졌다. 강동구 둔촌 주공2·3단지, 상일동 고덕주공5~7단지도 많게는 1500만원까지 호가가 낮아졌다.
그나마 새 아파트 분양시장은 브랜드가 잘 알려진 대형 건설사들이 입지가 뛰어난 곳에 물량을 선보이며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은 위례신도시에서 래미안과 힐스테이트 각각 410가구, 621가구를 선보였다. 지난 21일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는 주말사이 3만명, 3만5000명씩(각 사 추산) 관람객이 모였다고 한다.
문제는 분양 시장의 '반짝 흥행' 열기가 매매시장으로는 전혀 전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동반 상승효과가 없는 분양 시장의 일시적 호조는 금세 가라앉기 마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한다는 소식으로 국내 자산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21일 강남구 도곡동에 문을 연 '위례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에 23일까지 사흘간 3만5000여명(추산)의 인파가 몰렸다.(사진: 현대건설)
◇ 주택공급 축소·세제개편 논의 등 중장기 처방
정부는 한약을 달이는 모양새다. 취득세 한시 감면이 끝나고 연장이 어려워지는 등 금방 약효를 볼 것이라고 기대했던 처방이 듣지 않자 중장기에 걸친 주택공급 축소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2013년 주택종합계획'을 통해 올해 주택 인허가 계획을 작년보다 37% 줄인 37만가구로 수립했다고 밝혔다. 연간 주택공급 계획이 30만가구대로 떨어진 것은 11년만에 처음이다. 2003~2008년에는 50만가구대, 2009~2012년에는 40만가구대였다.
이는 공급 확대 중심의 정책이 미분양 등 주택 과잉공급을 불렀고 이 것이 시장 악화의 주요 배경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는 26일에는 초대형 보금자리주택지구인 광명 시흥지구의 사업조정(축소)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이 '취득세를 줄이고 재산세를 늘리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지난 19일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과세표준을 현실화해 재산세를 조정하면 지자체 세수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를 유관 부서와 내달부터 협의할 뜻을 밝혔다.
재산세 세입 확보를 통해 지자체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취득세 인하를 추진해 주택거래 부담을 줄이자는 뜻으로 보인다. 다만 재산세 부담 증가에 따른 부작용 등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연간 주택공급 인허가 계획 및 실적 추이(자료: 국토교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