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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수급 12년만에 '최악'

  • 2013.09.03(화) 16:54

전세가율 60% 넘는 곳도 수두룩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질책에 다급히 8.28 전월세대책을 내놓기 직전 서울 전세시장의 수급상황은 12년만에 최악 수준으로 꼬여있었다.

 

가격 상승세가 일부 지역에서만 국지적으로 나타나고 '대란(大亂)'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급박하지 않다는 정부의 진단이 오판(誤判)이었던 셈이다.

 

매매거래 활성화 중심의 대책이 효과를 발휘해 전세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이달 이후에도 전세가격 급등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집값이 전셋값에 비해 비교적 저렴했던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매맷값을 밀어올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 전세품귀 '극심'..가격 더 오를수도

 

3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94.3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중개업소에 전세 '공급부족'과 공급충분' 등 수급상황을 물어 나타낸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공급부족 판단이 많으면 '200'에 가깝게, 공급충분 의견 비중이 높으면 '0'에 가깝게 나타난다.

 

[자료: KB국민은행]

 

이 지수가 높을수록 전세시장은 매도자 우위 현상, 즉 전세 품귀가 극심하다는 의미다. 최근 10년간 이 지수가 서울에서 190선까지 닿은 것은 2011년 2월(190.0) 단 한차례 뿐이다. 전세수급지수가 이만한 수치까지 오른 것은 2001년 9월(195.5)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집값이 하향안정세를 그리고 전세물량이 줄어들면서 2009년 3월이후 줄곧 100 이상을 기록해 왔다. 하지만 180 이상으로 높아진 것은 대부분이 봄·가을 이사철이었다. 비수기인 8월에 전세수급지수가 이처럼 치솟은 것도 사상 최악의 전세난을 경험한 2001년 이후 유례가 없다.

 

경기도와 인천 등 서울을 벗어난 수도권 지역의 수급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전세수급지수는 경기도가 194.8, 인천은 197.0으로 각각 2003년 8월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전세수급지수는 187.2로 재작년 2월(188.9) 이후 최고였다. 이는 6대 광역시와(184.9)와 기타 지방(174.8)에서 전세 수급 쏠림현상이 그나마 덜했기 때문이다.

 

◇ 전세가비율 60% 넘는 지역 속출

 

전셋값 급등세와 함께 수도권 지역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비율)도 두드러지게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서울과 수도권의 전체 주택 전세가비율은 각각 55.6%, 55.8%로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 비율이 60%를 넘어가면 세입자들이 전세가격에 부담을 느껴 매수를 타진하는 시점으로 본다. 다시 말해 전셋값이 매맷값을 밀어올리는 포인트라는 얘기다. 서울의 전세가비율은 전세난이 극심했던 2001년 이후 60%를 넘지 않고 있다.

 

[자료: KB국민은행]

 

특히 전셋값이 많이 뛴 아파트만 추려 볼 경우(연립 단독 등 제외) 수도권에서도 전세가비율이 60%를 넘는 곳이 많았다. 아파트 전세가비율은 서울이 58.1%를 기록한 가운데 성북(65.8%) 서대문(62.8%)을 필두로 한 강북 14개구가 평균 60%를 기록했다.

 

강남 11개구는 평균 56.6%로 강북 지역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비교적 집값이 낮은 편인 관악(63.1%), 강서(61.8%), 구로·동작(61.1%) 등이 60% 선을 훌쩍 넘어 집값 상승 압력이 예상됐다.

 

반면 재건축아파트가 많고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 3구의 경우 강남 52.1%, 서초 54.6%, 송파 54.8%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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