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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국내서' 대형 건설사, 곪은 상처 터졌다

  • 2014.01.29(수) 13:43

대규모 손실 반영 이어 자금조달 악화 우려

곪을대로 곪은 상처들이 줄줄이 터졌다. 지난해 1분기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 손실로 인한 '어닝 쇼크' 충격파를 던진지 1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적자를 드러내며 실적이 바닥을 찍었나 싶었던 대형 건설사들이 추가 부실을 연이어 드러내고, 안팎에서 "문제 없다"고 했던 건설사마저 시장과 업계의 신뢰를 저버린 작년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수주 영업과 자금조달을 위해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도 감춰왔던 건설사들의 종양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다.

 

◇ '최악 상황' 반영..믿었던 건설사 마저 실적악화

 

건설사들은 금융감독원이 건설업계 회계처리(장기공사계약 등)에 대한 감리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작년 4분기 실적에 잠재 손실을 대거 반영했다. 작년 초부터 문제가 된 해외사업뿐 아니라 국내 주택 사업 등에서도 '최악의 시나리오'에 기반한 재무제표가 작성됐다.

 

지난 28일 대우건설은 작년 4분기 44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순손실은 7817억원이나 됐다. 작년 1~3분기 영업익 3251억원, 순이익 1303억원을 거뒀지만 4분기 대거 손실로 연간 실적은 영업손실 1199억원, 순손실 6514억원로 고꾸라졌다.

 

대우건설은 4분기 실적이 악화된 이유에 대해 "국내 분양사업장에서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 채권을 손실로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분양을 묵혀두고 있는 사업장과 미분양, 이에 이어 할인분양 할 수밖에 없는 사업장의 손실을 장부에 넣었다는 것이다.

 

국내 주택사업 등 영업비용이 5653억원이나 됐고, 중동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정유시설 등 해외 사업장의 원가 조정과 충당금 설정을 포함하면 1조1400억원이 비용으로 처리됐다.

 

▲ 대우건설 영업이익률 및 판관비(자료: 대우건설)

 

보수적 경영으로 실적에 대한 업계 신뢰도가 높았던 대림산업 역시 지난 23일 작년 4분기 319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작년 전체 영업이익은 396억원으로 전년 대비 91.8%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8일 발표한 실적에서 4분기 영업이익이 27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3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1~3분기 연속 실적부진으로 연간 영업손실은 총 1조280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현대건설이 4분기 2075억원, 연간 79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삼성물산(건설부문)이 4분기 1024억원, 연간 34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업계의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설 이후 실적 발표를 예정하고 있는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비상장사인 SK건설 등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 실적 바닥 찍었나?..신용등급 하향에 유동성 우려도

 

건설업계의 갑작스러운 실적부진은 신용등급 하향으로까지 이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우건설 실적 발표 당일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으로 올렸고, 한신평 역시 등급 조정을 예고했다.

 

적자를 드러낸 다른 건설사들도 등급 하향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는 "올 상반기 상장 건설사의 만기 회사채 규모가 4조5000억원 대로 상당수는 4월에 몰려 있다"며 "회사채 차환 전에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들은 작년 4분기 실적이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 전반적인 부실을 대부분 털어낸 것이기 때문에 올해 곧바로 턴어라운드(실적개선)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격경쟁이 치열했던 2009~2011년 시기 수주한 공사 대부분이 대부분 올해 마무리되고, 예상손실도 이미 반영했기 때문에 수익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 삼성엔지니어링 내년 실적 전망

 

대우건설은 올해 1~4분기 각 958억원, 1138억원, 1835억원, 2104억원으로 영업이익을 늘려 총 60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영업이익률도 6%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도 대우건설 경영관리단을 2명에서 4명으로 확대키로 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올해 대규모 적자를 낸 사우디아라비아 시공법인(DSA)이 흑자전환하고 해외플랜트 원가율 역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10조1329억원의 매출을 전망치로 내놓았지만 이익 부문의 목표는 제시하지 못햇다.

 

GS건설은 흑자 전환 예상시기를 당초 올 1분기에서 3분기로 늦췄지만 연내 턴어라운드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25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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