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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테마'에 경남기업 채권단 표정관리

  • 2014.11.13(목) 13:29

경남기업 반기문 수혜주 거론되면 주가 2배로
반토막 났던 주가, 채권단 증자참여價 넘어서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중인 건설사 경남기업이 뜨겁다. 주식시장에서 얘기다. 지난달 말부터 잇달아 '투자주의종목'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지난 11일에는 하루 종일 주식 거래를 전혀 할 수 없는 '매매거래정지' 조치까지 받았다.

 

이어 12일부터 14일까지는 정규시장에 30분 단위로 일정 가격에서만 거래할 수 있는 단일가매매 방식으로 거래 제한을 받는다. 거래소가 이 종목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단기과열완화장치'를 발동한 때문이다.

 

작년 말 세번째 워크아웃에 들어간 경남기업은 최근 5개월간 주가가 2배가량 뛰면서 '뜨거운 종목'이 됐다. 최근들어 핵심자산 매각에 탄력이 붙은데다 정치권에 나가있던 성완종 회장의 복귀로 경영 정상화가 가까워진 것도 배경이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따로있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과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오른쪽)

 

이유는 때 아닌 '반기문 테마주' 열풍. 최근 정치권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거론되면서 시장 투자자들은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그중 하나로 경남기업이 꼽힌 것. 경남기업에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상(68)씨가 상임고문으로 7년째 재직중이어서다.

 

또 경남기업 오너인 성 회장도 반 총장과 관계가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 회장은 충청 출신 정계·관계·언론인 모임인 '충청포럼'의 회장을 맡고 있고 충북 음성이 고향인 반 총장도 이 모임에 속해 있다.

 

특히 지난 달 성 회장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인물이 야당 측 고위 인사들과 만나 반 총장의 대선 출마를 타진했다는 얘기가 야당 고위인사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성 회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경남기업이 실체도 모호한 반기문 테마주의 선봉에 서게 된 것이다.

 

여기에 호재까지 겹쳤다. 지난 4일 경남기업 채권단이 이 회사의 대표적인 해외사업인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에 14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키로 결의한 것이다. 완공 단계에서 공사가 중단된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1조원 안팎의 매각자금이 들어온다.

 

평상시 하루 평균 5만주, 많아야 10만주를 넘지 않던 이 종목의 거래량은 10월 말 이후로는 100만주를 쉽게 넘었고 거래제한을 받기 직전인 지난 7일에는 240만주나 거래될 정도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워크아웃이 시작되면서 지난 6월 초 2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이 회사 주가는 10월 하순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 12일 종가 기준 5500원까지 올랐다.

 

▲ 경남기업 지분율 및 주가 추이

 

주식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4월 유상증자와 출자전환을 통해 경남기업에 빌려준 돈을 주식으로 바꿔 받은 채권단 소속 금융기관들은 표정이 밝아졌다.

 

신한은행,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21개 채권금융기관은 지난 4월 주당 5000원에 이 회사 주식을 받았지만 주가가 반토막나면서 속이 불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반기문 테마로 주가가 취득가격 이상으로 오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현재 경남기업 채권단은 유상증자와 출자전환으로 이 회사 지분 55.86%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워크아웃 전 44.4%의 지분을 갖고 있던 경남기업 오너 성 회장은 지분율이 19.6%(특수관계인 포함)로 낮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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