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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바람 타고"..주택 좀비기업의 부활

  • 2015.05.04(월) 16:28

건영·동양건설산업·동문 등 재기 몸짓
극동건설·남광토건 M&A에도 투자자 '기웃'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기조를 타고 잊혀져가던 건설 기업들이 재기에 나서고 있다.

 

과거 전국 단위로 주택을 공급하며 한 시절을 풍미했지만 금융위기 직후 자금난에 빠져 최근까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등을 거친 건설사들이다.

 

◇ "동네마다 있던 건영아파트 다시 살리자"

작년 말 LIG건설을 인수한 주택개발업체 현승디엔씨의 이형수 회장은 회사의 이름을 새로 짓지 않고 예전 사명인 '건영'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1977년 건영주택 설립 때부터 사용해 온 이름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살려보자는 의도에서다.

 

건영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 서울 상계동과  분당 등 1기 신도시 아파트가 집중 공급되던 시절 최전성기를 보낸 회사다. 수도권 곳곳에 '건영아파트'가 우후죽순 세워졌다. 

 

2003년 매물로 나왔을 때 시장평가액이 1900억원에 달했다. 2006년 이를 인수한 LIG그룹도 건영이란 이름을 버리지 않고 사명을 'LIG건영'으로 썼다. LIG건설이란 이름을 쓴 것은 3년이 지난 2009년이 돼서다.

 

영원히 사라질뻔 했던 건영은 주택 시행업체를 새 주인으로 만나 6년만에 다시 부활했다. 건영은 지난달 28일 4년여의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뒤 회사를 개발부문과 건설부문 양 갈래로 나눴다.

 

건영 관계자는 "10년 안에 시공능력평가 20위권의 회사로 발돋움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다는 계획"이라며 "2025년까지 매출 2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파라곤, 굿모닝힐'도 주택시장 재도전

 

▲ 동양건설산업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신임 우승헌 대표이사 취임식 새도약 결의대회를 가졌다.(사진: 동양건설산업)

 

2000년대 중반까지 '파라곤'이라는 고급 아파트 브랜드로 주택시장에서 활약했던 동양건설산업도 지난 달 결의대회를 갖고 새출발을 선언했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10월 중견건설사 이지건설(EG건설)이 인수했다.

 

우승헌 동양건설산업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식을 겸한 이 행사는 '새로운 출발, 새로운 비전, 새로운 동양'이라는 모토로 사업수주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분양에 나서 강남구 청담동, 양천구 목동 등지에서 호평을 받은 고급 아파트(주상복합) 사업을 잇겠다는 것이다.

 

아직 워크아웃 상태인 동문건설은 채권단 관리를 받는 기업 가운데서는 이례적으로 올해 9000가구나 되는 물량을 쏟아낼 채비를 하고 있다. 동문건설은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작년 말 이를 2년 연장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 경기도 평택 등에서 벌일 3600여가구의 자체사업에 성공하면 조기졸업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건설사 매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극동건설, 남광토건 등 매각 추진 중인 건설사에 대한 투자문의가 늘고 있다"며 "채권단도 건설 경기가 살아난 요즘을 적절한 매각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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