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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주총서 엿보이는 '차기 대권구도'

  • 2017.03.19(일) 09:15

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 발빠른 참여정부 인사 영입
권재철 전 노동비서관, 김용덕 전 금융위원장 '눈길'

주요 건설사들이 잇달아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있다. 주력인 건설사업 외에 부수적인 신사업을 추가하는 정도 외에 도드라진 안건은 많지 않아 보인다. '안정과 내실'을 요구받는 최근 건설업계 흐름이 반영된 풍경이다.

 

다만 안건을 들여다보면 최근 정치권의 변화가 엿보이기도 한다. 사외이사로 영입되는 일부 고위 관료 출신 인물들의 면면을 통해서다. 사외이사는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기업 경영 전반을 조언하고 대주주의 독단적 운영을 예방하는 것이 도입 취지다. 하지만 기업 대관 업무를 위해 전관 출신에 자리가 많이 돌아가기도 한다.

 

지난 17일 상장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주주총회를 연 현대건설은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태양광발전사업과 환경관리대행업을 추가했다. '고부가가치, 신성장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또 이사의 수를 종전 '6명 이상'에서 상장사 표준 정관을 반영해 '3명 이상 9인이하'로 수정했다. 이사보수는 작년 동일하게 7명 기준 총액 50억원으로 승인했다.

 

이와 함께 임기 3년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서치호 건국대 건축공학부 교수를 재선임했다. 두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현대건설 사외이사를 맡고 있어 이번까지 임기를 다 채우면 총 9년을 재직하게 된다.

 

 

작년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 2위인 삼성물산은 오는 24일 주총을 앞두고 있다. 이 건설사는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와 권재철 한국고용복지센터 이사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두 인물 모두 합병 이전 옛 제일모직의 사외이사였다. 장 교수는 현재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위원과 외교부 정책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학계 원로다.

 

권 이사장의 경우 DJ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복지노동행정관, 참여정부 시기에 청와대 노동비서관을 거쳐 옛 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유력 차기 대권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것이다. 권 이사장은 2011년 '대통령과 노동'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도 같은날 주총을 여는데 사외이사로 역시 참여정부 시기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용덕 고려대 초빙교수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더민주 문 전 대표의 자문단인 '10년의 힘'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관료 출신 원로이기도 하다. 또 조달청장을 지낸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 최규연 자본시장연구원 고문도 이 건설사 사외이사 선임이 예정됐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은 주총 안건에 오너 일가들의 이름을 올렸다. 24일 주총을 여는 대림산업은 이해욱 대표이사 부회장을 이사로 재선임한다. 사외이사에는 금융감독원 재직 경험이 있는 이충훈 법무법인 씨엠 대표변호사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해외언론홍보 비서관, 제2부속실장 등을 지낸 기자 출신 조현진 국민대 교양대학 특임교수를 신규 선임한다.

 

같은 날 주총을 여는 GS건설은 허창수 회장과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을 각각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또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를 기존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각각 60% 증액하는 안건도 다룬다.

 

대우건설은 오는 28일 주총을 에정하고 있다. 안진회계법인 감사 후 변경된 재무제표 승인과 함께 산업은행 출신 송문선 수석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올려져 있다. 사외이사로는 윤광림 전 제주은행장과 최규윤 전 금융감독원 국장, 검사 출신 이혁 법률사무소 리앤리 대표변호사 등 3명을 임명하는 안을 올렸다.

 

한편 비상장 건설사 중 작년시공능력 평가 4위인 포스코건설은 지난 15일 주총을 열고 한찬건 사장의 재선임과 이우규 부사장(경영기획본부장, CFO)의 신규선임 등을 의결했다. 포스코건설은 해외 프로젝트 공사비가 늘어나면서 작년 6000억원의 대형 영업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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