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은 울타리 없는 산업단지입니다. 과거에는 제조업이 성장 주력이어서 산업단지 건설과 교통인프라 확보가 중요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은 도심에서 나옵니다. 도시재생이 생산·문화·창조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동시에 경제를 활성화하는 신성장동력이 될 겁니다."
취임 후 꼬박 한 해를 보낸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직접 기업설명회 연단에 올라 자신감을 표출했다. 박 사장은 27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한 LH 기업설명회에서 'LH와 함께 하는 주택·도시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200여명 청중을 대상으로 열변을 토했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박상우 사장이 27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이명근 기자 qwe123@ |
박 사장은 이날 뺨에 소형 마이크를 붙이고 직접 단상에 섰다.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LH의 미래 비전을 ▲국민의 집걱정을 해결해 주는 '생애파트너' ▲도심과 지역을 재창조하는 '개발플래너'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끄는 '경제서포터'로 제시했다.
박 사장은 "LH는 더이상 '랜드(L, Land)'와 '하우징(H, Housing)'의 약자가 아니라 국민의 삷의 질을 향상시키고(Low-income housing program), 국민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High-end land development) 공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LH가 지고 있는 막대한 부채를 '영광 뒤의 상처'라고 표현했다. 2013년까지 임대주택 100만가구 계획,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사업, 10개 혁신도시 건설사업, 보금자리 주택 150만가구 건설사업 등 정책사업을 수행하면서 어쩔 수 없이 부담하게 된 빚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LH는 지난 2013년말 106조원에 달했던 금융부채를 현재 79조9000억원까지 줄였다. 박 사장은 "작년 말 기준 83조원이었던 금융부채를 올 들어 석 달만에 다시 3조원 줄였다"며 "올 연말까지 77조원으로 더 감축하고 2~3년내에는 60조원대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부채를 줄인 배경으로는 재무역량을 벗어난 과도한 사업의 조정, 민간자금을 끌어들인 사업다각화, 개발사업 매출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판촉 등을 꼽았다. 정부 예산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책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 금융부채 추이(자료: LH) |
그는 앞으로도 LH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국가적 대응과제인 '저성장·저출산·고령화·양극화'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앞으로 주력할 사업으로는 '도시재생을 통한 도심 활성화'를 제시했다.
박 사장은 "과거의 성장은 제조업을 통해 이뤄졌고 정부는 산업단지와 산업단지를 잇는 항만, 도로 등 교통 인프라에 투자했지만 앞으로는 ICT(정보기술산업)를 기반으로 한 지식기반사업과 문화관광사업이 주력이 될 것"이라며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낙후된 도시를 재건하고, 도시를 활성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출산 풍조와 관련 "만혼과 비혼이 문제가 되는 시대에 집 걱정 때문에 결혼을 주저하지 않도록,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LH가 주거복지의 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고령화에 대해서는 "노령자들에게 더 많은 경제 활동 공간과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LH의 주거복지 사업이 서민 주거비 부담을 경감시켜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땅과 집은 인류의 화두"라며 "LH가 맡은 일을 차질없이 수행하는 한편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변화를 이끌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오후에 진행된 채용설명회에서도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LH가 원하는 미래 인재상' 특강을 진행했다. LH는 올해 고졸공채 20%를 포함해 총 212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기로 했다. 기업 설명회와 연계한 채용설명회는 오는 28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박상우 사장이 27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이명근 기자 qwe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