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최소 금액이 8000억원이 넘는 용산 유엔군사령부 부지가 매물로 나온다. 3.3㎡ 당 땅값이 최소 6000만원에 육박하지만 15~20층 높이로 고급 아파트와 주거용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을 지을 수 있는 '금싸라기' 땅이다. 건설사들도 사업 물량 확보를 위해 대거 입찰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4만4935㎡ 면적의 유엔사 부지를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한다고 11일 밝혔다. 입찰시 써낼 수 있는 최소 금액인 공급예정가격이 주거 4525억8532만원, 상업 3504억9300만원 등 총 8030억7832만원이다. 3.3㎡ 당 땅값이 최소 5900여만원으로, 최고가격 입찰자가 낙찰자로 결정되며 신청자격에 따로 제한이 없다.
유엔사부지는 전체면적이 5만1762㎡지만 공원, 녹지 및 도로 등 무상공급 면적이 공급면적에서 빠졌다. 건폐율 60%, 용적률 600%가 적용되는 일반상업지역 부지다. 다만 남산 조망권 등을 감안해 최고 높이가 해발 90m(건물높이 70m)로 제한됐기 때문에 15~20층 사이 중층정도의 건물만 지을 수 있는 등 설계상 제약조건이 있다.
이 부지에는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를 780가구까지, 전체 건축물 지상 연면적의 40%까지 지을 수 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를 40%까지 꽉 채울 경우 30% 이하로 건축할 수 있다. 오피스·판매시설·호텔 등 업무 및 상업 시설은 반드시 30% 넘게 지어야 한다.
유엔사부지는 용산공원과 이태원을 연결하는 완충지이자 용산공원의 관문이 되는 입지라는 게 LH 설명이다. LH 관계자는 "주변에 이태원 관광특구, 대사관 밀집 지역 등이 있어 외국인들의 왕래가 활발하다"며 "독창적인 주거·문화·상업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 유엔사 부지 조감도(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건축물의 높이, 기반시설 및 주변 시설 등은 실제와 다를 수 있음. 자료: LH) |
서울에서도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어 남산2·3호터널, 반포대교를 통해 서울 도심과 강남 등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용산공원에 접해 입주자들이 쾌적한 녹지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신분당선 북부연장구간 개통, 한남뉴타운 및 용산공원 접근성 향상을 위한 대중교통망 확충 등 교통 여건 개선도 전망된다.
유엔사부지가 있는 녹사평대로변은 한남뉴타운 사업의 장기간 표류와 광범위하게 분포된 주한미군 주둔지가 있어 위치적 특징에도 불구하고 개발에서 소외돼 왔다. 그러나 유엔사부지 개발을 시작으로 한남뉴타운과 수송부 부지 개발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H는 오는 17일 현장 부지 옆 캐피탈호텔에서 투자설명회를 갖는다. 이어 내달 26일 인터넷 LH 청약센터(apply.lh.or.kr)를 통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인터넷 입찰신청을 받는다. 신청 시 입찰금액의 5% 이상을 입찰보증금으로 걸어야 한다. 같은 날 입찰 결과와 낙찰자를 발표하고 이어 30일 낙찰자와 계약을 맺게된다.
▲ 유엔사부지 항공사진(자료: LH) |